위식도경계부암, 오랜 의학계 난제 풀었다
위식도경계부암, 오랜 의학계 난제 풀었다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2.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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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경계부암’, 위암인지 식도암인지 논쟁
객관적 비교분석 어렵고 치료법발전 더딘 상황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위양·식도양으로 구분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서윤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서윤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서윤석 외과 교수가 의학계의 오래된 난제를 풀었다.

서윤석 교수 연구팀은 28일 미국 Jackson Laboratory(JAX), MD Anderson Cancer Center(MDACC)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식도경계부암의 특성을 밝히고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분류법을 제시한 것.

위식도경계부암은 식도에서 위로 이어지는 소화관 중 두 기관의 경계부에 발생하는 암을 뜻한다. 위암이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암이었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발견되는 횟수가 늘고있다.

위식도경계부암은 발생위치가 위와 식도 사이로 다소 모호해 위암과 식도암의 경계에 있었다. 위식도경계부암은 위와 식도 사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단에 모호함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각 나라마다 ▲생물학적 배경 ▲분류법 ▲표준치료법 ▲병기설정 등이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치료법발전이 더딘 상황이었다. 특히 수술적 치료에서도 일반적인 위암수술보다 까다롭고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1. 위식도경계부암(선암)의 발생 위치
위식도경계부암의 발생 위치

이에 연구팀은 JAX, MDACC와 협력해 위식도경계부암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착수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인 TCGA(the Cancer Genome Atlas)와 서울대병원 차세대 유전체데이터를 분석했다. 둘을 체계적으로 결합·망라해 각자 다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위암과 식도암, 위식도경계부암을 비교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 위식도경계부암은 크게 위암의 성격을 가진 ‘위양 위식도경계부암’과 식도암과 유사한 ‘식도양 위식도경계부암’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체에서 위양과 식도양 위식도경계부암의 비중은 약 2:1 정도였고 둘은 생물학적 신호나 RNA 발현, DNA 복제수변이 등 명확히 구분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이렇게 밝혀진 두 종류 암에 대해 세포주실험을 했을 때 표적치료제에 대한 약물반응성이 다르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향후 연구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치료전략을 연구·개발한다면 그간 예후가 좋지 않던 위식도경계부암의 치료법발전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런 결과는 서울대병원 유전체데이터와 TCGA 양쪽에서 확인됐다는 점에서 국제표준치료법 마련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위식도경계부암이 위암인지 식도암인지에 대한 오래된 의학계 난제를 분자생물학적 접근을 통해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에서 제시한 분류법을 바탕으로 위식도경계부암 뿐 아니라 인접해있는 상부위암, 식도암 등에 대해 종합적인 이해를 높여 한 단계 높은 맞춤형 위장관 암치료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 외과학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 있는 저널 ‘Annals of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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