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 혈액암 따라 쑥↑… ‘이식편대숙주병’ 아시나요
고령화 속 혈액암 따라 쑥↑… ‘이식편대숙주병’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1.11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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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암환자서 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
공여자 면역세포가 환자 정상세포 공격
경구용약제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돼
1차 치료 스테로이드 부작용↓·삶의 질↑
최근 고령화로 인해 혈액암 발병률이 높아지면서 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하는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도 늘고 있 다.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다른 사람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은 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백혈병이나 다발골수종 같은 혈액암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혈액암은 환자의 상태와 나이, 기저질환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치료전략을 고려할 수 있는데 그중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의 유일한 완치방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환자들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발생할 수 있는 거부반응 때문이다. 특히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이식편대숙주병)은 혈액암환자 증가와 더불어 발병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를 공격한다? 

 

조혈모세포는 항암, 방사선치료를 통해 혈액암환자의 병든 조혈모세포를 제거하고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것으로 크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자가 조혈모세포이식과 백혈구항원이 일치하는 타인에게서 골수를 기증받아 시행하는 동종조혈모세포이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 공여자의 면역세포가 환자의 정상세포를 공격해 거부반응이 발생하는 질환을 ‘이식편대숙주질환(이식편대숙주병)’이라고 한다. 쉽게 풀자면 이식편이 숙주를 공격한다는 의미다. 즉 공여자의 T세포가 혼자 또는 공여자의 면역세포와 만나 활성화되면서 환자의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것이다.

흔히 이식받은 장기를 환자의 몸의 면역체계가 이물질로 인식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 공여자의 장기를 공격해 발생하는 이식거부반응과 반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구강·안구건조증,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 유발

그래도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질환이다. 하지만 동종 조혈모세포이식환자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꼽힌다. 이식 후 100일 이내 관찰될 경우 급성, 100일이 지나서 나타나면 만성으로 분류하는데 한국분자생물세포학회에 따르면 만성의 경우 전체 환자의 30~70% 내에서 발생한다. 학계에서는 국내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를 약 150~200명 정도로 추정한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여러 장기에 문제를 일으킨다. 자가면역질환과 유사하게 구강 및 눈의 건조증이 심하고 피부경화와 호흡곤란,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 환자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따라서 노년기 삶의 질 유지를 위해서는 이식편대숙주질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장기간 지속되는 치료와 증상으로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한다. 최근에는 경구용 약제 출시 등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효과적인 치료는 물론, 환자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1차치료 한계 극복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아직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없으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만 가능하다. 우선 일차적인 치료방법은 스테로이드요법이다. 환자의 상태에 맞게 스테로이드 용량을 적절히 조절하는데 만성이면서 중등도 이상일 경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하지만 환자가 1차치료에 반응하지 못한 경우 스테로이드 독성으로 인해 더 이상 이 치료방법을 이어갈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2차치료제를 찾아야하는데 그간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서는 1차로 사용 가능한 스테로이드요법만 존재했다. 설령 1차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라도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사용 시 심각한 독성 및 합병증위험이 뒤따른다. 때문에 여러 상황을 대비해서라도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에서는 2차치료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하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스테로이드에 불응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40% 정도며 2년 이내 2차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도 전체의 50~60%나 됐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제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효과적인 경구용 약제 등 스테로이드의 부작용문제를 최소화하고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장준호 교수는 “이식편대숙주질환은 인구고령화로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혈액암 영역에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1차로 사용 가능한 스테로이드요법만 존재해 치료옵션에 제한이 있었지만 최근 경구용 약제 출시 등으로 2차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게 된 만큼 효과적인 치료는 물론, 환자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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