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지속형 주사제’, 초기 조현병환자에 더 효과적
‘장기지속형 주사제’, 초기 조현병환자에 더 효과적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1.01.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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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장기지속형 주사제 효과 입증
만성 조현병환자 위주로 적용해 온 주사 치료제
초기 조현병환자에서도 긍정적 결과 도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렸던 ‘조현병’은 도파민, 세로티닌 등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깨져 생기는 뇌질환이다. 보통 20대에서 30대 사이에 발생하는데 지나친 의심과 불안, 수면장애, 사회관계 단절, 학업성적 저하가 원인이 돼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조현병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회복을 돕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취업 및 사회생활 역시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치료시기가 늦어지거나 치료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사회 복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조현병 치료는 발병초기부터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를 지향하고 장기간 치료가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 중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가 주목받고 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항정신병약물을 한 달에 한 번 또는 세 달에 한 번 정도 주사를 맞더라도 치료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치료제다. 약물이 근육에서 혈액으로 천천히 방출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또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고 혈액 내 약물농도가 일정할 뿐 아니라 매일 복용해야하는 경구약의 불편함도 감소시켜 편리성도 향상시켰다. 

하지만 그동안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고 이로 인해 정신증이 재발되는 만성 조현병환자에 대해서만 주로 적용했다. 아울러 아직까지는 조현병에서 주사제의 처방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점과 인체에 침습적인 방법으로 투여해야하는 주사제의 이미지로 인해 초기 조현병환자에게는 주사제보다 주로 경구약 중심치료가 진행돼왔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은 25일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이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조현병 치료효과를 파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105개 병의원에서 주사제치료를 받은 1166명 환자를 대상으로 조현병 발병기간에 따른 치료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그룹을 조현병이 발생한 기간에 따라 ▲3년 미만(240명) ▲3년 이상 10년 미만(442명) ▲10년 이상(484명)으로 분류했다. 이어 각 그룹별로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통해 증상이 얼마나 호전됐는지 치료효과를 비교했다. 

그림.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기간에 따른 조현병증상 평가점수
그림.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기간에 따른 조현병증상 평가점수

연구결과 세 그룹 모두 조현병증상이 호전됐지만 특별히 발병기간이 3년 미만인 초기 조현병환자에서 더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장애회복 능력 및 사회적기능 점수 역시 초기 조현병환자가 만성 환자에 비해 더 두드러지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김의태 교수는 “지금까지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 대부분을 만성 조현병환자에게만 적용해 왔었는데 초기 환자에서 더 우수한 치료효과를 보인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며 “조현병은 초기치료와 재발방지를 위한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초기 환자를 주사치료에서 배제한 치료 관행은 주사제의 특징과 효과를 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병의 증상 호전은 물론, 특히 사회적 기능의 회복 측면에서도 초기 조현병환자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된 만큼 앞으로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정신의학저널 ‘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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