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세계 두 번째 ‘11.74T MRI용 마그넷’ 설치… 난치성뇌질환 정복 위한 첫 걸음
가천대 길병원, 세계 두 번째 ‘11.74T MRI용 마그넷’ 설치… 난치성뇌질환 정복 위한 첫 걸음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1.2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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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의생명연구부원장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
김우경 교수는 “가천대길병원은 11.74T MRI 완성을 통해 우리나라를 영상진단기기 후발국에서 선도국으로 이끌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우경 교수는 “가천대 길병원은 11.74T MRI 완성을 통해 우리나라를 영상진단기기 후발국에서 선도국으로 이끌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바이오와 IT기술 결합으로 영상진단기기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각 병원들은 최고의 영상진단기기 도입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11.74T MRI(자기공명영상장치)용 마그넷’을 설치한 가천대 길병원 의생명연구부원장 김우경 교수(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 가천대 길병원이 세계 두 번째로 11.74T MRI용 마그넷을 도입했다.

자기장을 활용한 의료기기인 MRI는 신체내부촬영을 위한 장치다. 이때 자기장세기는 평균 1.5~3T(Tesla, 테슬라)로 T숫자가 높을수록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과거 가천대 길병원은 2004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7T MRI’를 도입한 바 있다. 7T MRI 역시 고성능의료기기로 3T MRI과 비교했을 때 최대 100배 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이번에 마그넷 도입으로 개발 중인 11.74T MRI가 완성되면 7T보다 100배는 더 선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 최근 기술발달로 많은 영상진단기기가 출시되고 있다.

영상진단기기로는 ▲초음파 ▲엑스레이(X-ray) ▲CT ▲MRI 등이 있다. 초음파는 인간이 들을 수 없는 20kHz 이상의 주파수를 활용해 인체내부를 실시간 촬영하지만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다. 방사선을 이용한 영상진단기기는 엑스레이와 CT가 대표적이다. 단 두 의료기기는 모두 X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피폭이 이뤄진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또 CT와 달리 방사선피폭이 없고 해상도가 뛰어나며 조영제가 필요 없어 부작용걱정도 없다. 이처럼 MRI는 특별한 약물 없이 근육, 인대, 연골, 디스크, 골수, 뇌 및 척수 등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도입한 ‘11.74T MRI용 마그넷’
미국 국립보건원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도입한 ‘11.74T MRI용 마그넷’

- 마그넷이 MRI장비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마그넷은 MRI의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가천대 길병원 연구진은 2015년 1월 사전질의와 현장실사를 통해 11.74T MRI에 활용될 마그넷을 확정했고 2016년 8월 이탈리아 마그넷제조사인 ASG 슈퍼콘덕터스와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제작된 마그넷은 현재 인천 송도의 가천브레인벨리에서 초기성능검사를 완료한 상태다. 향후 헬륨을 이용해 초전도화하는 과정을 앞두고 있다.

- 뛰어난 성능만큼 조절에도 어려움이 클 것 같은데.

11.74T MRI에 사용되는 마그넷은 극초고자기장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심하고 안전한 제어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차폐실(자기장의 외부유출을 막는 시설)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에는 자기장세기에 맞춰 차폐벽 두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지만 11.74T MRI용 마그넷은 극초고자기장이다 보니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포스코와 협력, 신소재를 활용해 마그넷에서 발생하는 극초고자기장 외부유출을 막기 위한 차폐실을 개발 중이다.

- 가천뇌과학연구원은 국내 뇌영상연구분야를 선도해왔는데 11.74T MRI 도입이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가천뇌과학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뇌 연구기관이다.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뇌연구원 보다도 수년 앞섰다. 가천뇌과학연구원은 2009년 뇌지도, 2012년 뇌신경지도를 국내 최초로 만들면서 많은 노하우와 연구결과를 축적했다. 또 2014년에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뇌질환 극복을 위한 최첨단 융복합 영상진단기기 및 조기진단법 개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연구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만일 11.74T MRI를 이용한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파킨슨 ▲알츠하이머치매▲뇌졸중 등 난치성뇌질환의 조기진단 및 신약개발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11.74T MRI용 마그넷 도입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인 만큼 전 세계 뇌질환연구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을 자신한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 역시 영상진단기기 후발국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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