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작아서 귀엽다고요? 놓치기 쉬운 ‘간문맥전신단락증’의 신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작아서 귀엽다고요? 놓치기 쉬운 ‘간문맥전신단락증’의 신호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2.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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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견이 또래 강아지보다 작다면 ‘작으니까 더 귀엽네’ 혹은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크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강아지의 작은 몸집은 단순히 귀여움으로 여기선 안 된다. 질환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에게 ‘간문맥전신단락증(PSS, Portosystemic Shunt)’이 있다면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작은 몸집 ▲생리가 늦음 ▲유치가 늦게 빠짐 등과 같이 성장에 관련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또 해독되지 못한 독성물질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경련 ▲몸을 가누지 못함 ▲침 흘림 ▲멍하니 있는 등의 신경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소화관에서 출발한 혈액은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들어가 해독 과정을 거쳐 심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강아지가 어미 개의 배 속에서 태아로 있을 때는 간 기능이 미숙해 어미 개에게서 받은 영양분이 간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심장으로 향하는 혈관이 존재한다. 이 혈관은 강아지가 태어난 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자연적으로 닫힌다. 하지만 혈관이 닫히지 않고 그대로 남아 간으로 향해야하는 혈액이 해독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심장을 거쳐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간문맥전신단락증은 간염, 간경화, 지방간 등과 같이 간에 생긴 질환으로 여러 개의 혈관이 만들어져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비중이 높아 간문맥전신단락증이 주로 발생하는 요크셔테리어, 몰티즈, 시추 등과 같은 소형견을 키운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간문맥전신단락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혈관을 막아주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갑자기 혈관을 막아버리면 간으로 향하는 혈액이 급격하게 증가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혈관을 서서히 닫을 수 있는 아밀로이드 링이나 셀로판 밴드를 사용해 혈액을 천천히 간으로 흐르게 해야한다. 간혹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간문맥전신단락증은 수술이 잘 이뤄졌다면 예후가 좋은 편이고 특히나 간 기능이 망가지기 전에 질환을 발견해 치료하면 예후가 훨씬 좋다. 반려견이 다른 강아지들보다 작고 성장이 느리거나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을 보인다면 사소하다고 그냥 지나치기보다는 주저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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