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설 연휴 ‘노인 음주주의보’…독거노인은 특히 조심해야
비대면 설 연휴 ‘노인 음주주의보’…독거노인은 특히 조심해야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1.02.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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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가 연장됐다. 이에 올 설 연휴는 본가나 친척집 방문보다 홀로 보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가 연장됐다. 이에 올 설 연휴는 본가나 친척집 방문보다 홀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일상화되자 ‘혼술(혼자 마시는 술)족’·’홈술(집에서 마시는 술)족’이 늘었다. 게다가 ‘랜선술모임’은 하나의 문화로까지 자리잡았다. 

특히 이번 설 연휴에는 ‘혼술하는 노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들이 찾아오지 못해 아쉽고 헛헛한 마음을 술로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 절반이상이 올해 설에는 고향에 가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발표한 ‘코로나시대의 설 연휴’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향방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63.4%였다. 지난해 추석(57.7%) 명절보다도 무려 5.7%나 높은 수치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박주연 원장은 “이번 설 연휴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날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르신들에게 허탈감과 무료함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며 “특히 평소 음주를 즐기던 노인들은 갑작스러운 연휴의 공백과 무료함을 술로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젊은 성인에 비해 근육량이 부족하고 알코올분해능력이 떨어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은 젊은 성인에 비해 근육량이 부족하고 알코올분해능력이 떨어져 음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문가들은 노인의 경우 젊은 성인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할 뿐 아니라 술을 깨는 데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노화에 따라 체내 근육량과 수분이 부족해지고 알코올분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

더욱이 노인이 술에 취할 경우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 여러 사고에 노출될 수 있는데 심한 경우 뇌출혈이나 골절 같은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독거노인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지난해 5월 여수에서 술에 취해 자택마당에 넘어져 있던 70대 노인을 마을주민이 발견해 응급이송됐다. 또 6월 인천에서 70대 노인이 만취해 도로 위에 쓰러져 누워있다 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독거노인은 상대적으로 술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사별이나 이혼, 자녀의 독립 등으로 홀로 사는 노인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술로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혼술하는 독거노인은 자제시킬 상대가 없다 보니 음주량과 빈도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인 만큼 독거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박주연 원장은 “무엇보다 노화로 신체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은 적은 양의 음주로도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며 “이번 명절에는 고향방문이 어려운 만큼 메시지나 통화로 부모님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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