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 과학적으로 뇌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드러나
대기오염물질, 과학적으로 뇌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드러나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2.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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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길병원-연세의대, 건강한 50세 이상 957명 대상으로 진행
가천대길병원과 연세의대 연구진이 대기오염물질 별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가천대길병원과 연세의대 연구진이 대기오염물질 별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가천대길병원과 연세의대 연구진이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인의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그동안 여러 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이 폐와 심혈관질환의 위험과 노인성 치매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여럿 존재했다. 하지만 어떤 대기오염 물질이 뇌의 어느 부위에 변화를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부족했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었던 만큼 이번 연구는 의의가 크다.

이에 가천대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조재림 박사, 김창수 교수팀이 우리나라 수도권 2개 지역을 포함한 4개 지역에 거주하는 957명의 건강한 장노년층의 뇌영상을 분석, 대기오염과 뇌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정도가 다른 4개 지역(2개 대도시, 2개 지방 소도시)에 10년 이상 거주했으며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질환이 없는 건강한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 427명, 여성 530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67.3세였다.

연구는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대상자의 대뇌피질 두께 및 피질하구조물의 부피를 측정하고 대상자 거주지역별 대기오염 물질(PM10, PM2.5, NO2) 농도를 노출자료로 이용했다.

PM10과 PM2.5는 호흡성 분진으로 지름 크기가 10㎛이하면 PM10(미세먼지), 지름2.5㎛이하는 PM2.5(초미세먼지)로 불린다. NO2는 대표적인 유해가스인 이산화질소로 자동차, 항공기, 선박, 산업용 보일러, 소각로 등에서 배출된다.

연구결과 PM10, PM2.5, NO2 농도에 비례해 대상자의 뇌두께가 감소했다.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질수록 측두엽 등 인지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 영역의 두께가 감소했고 해마, 기저핵, 시상 등 뇌 구조물의 부피가 줄어들었다.

단 뇌 위축 정도는 오염물질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각 오염원별로 살펴보면 PM10 농도가 10㎍/㎥가 높아질수록 전두엽 두께가 0.02㎜, 측두엽 두께가 0.06㎜ 유의하게 감소했고 PM2.5농도가 10㎍/㎥ 높아질수록 측두엽 두께가 0.18㎜ 유의미하게 줄어들었다.

이산화질소의 경우 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10ppb 증가할수록 전체 뇌피질두께는 0.01㎜, 전두엽은 0.02㎜, 두정엽은 0.02㎜, 측두엽은 0.04㎜, 뇌섬엽은 0.01㎜ 유의하게 감소했다.

노영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 노출에 의해 얇아지는 영역은 주로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영역으로 치매의 기억력 감퇴와 관련이 있는 부위”라며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고령자라도 대기오염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뇌의 노화가 빨라지고 치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인 NIEHS(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Health Sciences)에서 발행하는 공식저널이자 환경 및 독성학 분야 최고 저널 중 하나인 EHP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 생활공감 환경기술개발사업 및 보건복지부 연구중심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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