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에게 황달이 나타난다면? 원인은 담도계 질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에게 황달이 나타난다면? 원인은 담도계 질환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2.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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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담낭과 담관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소화관으로 이동시킨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담즙 배출에 이상이 생겨 소화기계 증상 혹은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는 담도계는 담낭과 간외담관 일부, 간내담관 일부이다. 담도계는 갈비뼈 안쪽 등 쪽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환자에서 모든 담도계의 초음파 스캔은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담도계 평가가 필요한 경우 CT 촬영이 권장된다.

담낭과 담관의 질환은 개보다는 고양이에서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관염, 담도결석, 낭종, 종양, 간외담관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

담관염은 개보다 고양이에서 더 흔하다. 담관 염증은 보통 소화기 염증에 의한 상행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주로 세균성 담관염이 발생한다. 초음파상에서는 담낭, 담관 벽의 비후나 경미한 담관확장이 확인될 수 있으며 슬러지가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초음파상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담낭염, 담관염이 크게 의심된다면 감염체 감별을 위해 초음파 가이드로 담즙을 천자해 검사할 수 있다. 이때 담즙의 색깔, 현미경적 변화, 배양검사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세균성 담관염 외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면역매개성 담관염도 발생할 수 있다.

간수치 상승, 초음파상 담관 확장, 슬러지를 보이는 고양이의 담즙천자 사진. 정상 담즙색(어두운 녹색)이 아닌 밝은 노란색의 담즙과 하얀 슬러지가 확인된다. 배양검사상 세균성 간담관염으로 진단돼 이에 준한 치료 후 개선되었다.
간수치 상승, 초음파상 담관 확장, 슬러지를 보이는 고양이의 담즙천자 사진. 정상 담즙색(어두운 녹색)이 아닌 밝은 노란색의 담즙과 하얀 슬러지가 확인된다. 배양검사상 세균성 간담관염으로 진단돼 이에 준한 치료 후 개선됐다.

간외담관폐쇄는 간후성 황달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고양이보다는 개에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외담관폐쇄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췌장염이다. 급성 췌장염으로 췌장의 부종이 심할 경우 이 주변을 지나는 원위부 총담관이 압박될 수 있다. 따라서 췌장염 치료 중 황달이 발생한다면 가장 먼저 췌장염에 의한 간외담관폐쇄를 의심한다.

초음파 혹은 CT 촬영에서 췌장의 부종과 근위 총담관의 확장, 때로는 간내담관의 확장이 확인된다. 이 경우 보통 췌장염을 치료하면 황달이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에도 췌장염의 개선이 천천히 이뤄지면 황달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일시적인 경감을 위해 담낭천자를 통한 담즙배액을 실시하기도 한다.

물리적인 담즙 배액으로 일시적인 황달수치 개선이 관찰될 수 있지만 다시 담즙이 생성될 동안 췌장염이 충분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황달이 재발한다. 이때 췌장의 부종이 개선될 때까지 담즙천자를 수회 반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담낭을 바늘로 천자해 배액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천자는 추후 담즙이 복강으로 누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천자 이후 모니터링이 추천된다.

췌장의 석회화나 섬유화가 진행돼 비가역적인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내과적 치료 및 담낭천자로 간외담관폐쇄의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예후도 좋지 않다. 또 간외담관의 결석에 의한 폐색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내과적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 모두 할 수 있고 내과적 치료로 담석이 배출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보통 간외담관결석으로 인한 폐색이 있는 환자는 담낭이나 간내담관에 이후 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결석들이 존재한다. 치료 이후에도 새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주기적인 방사선, 초음파 모니터링이 추천된다. 이외 췌장이나 십이지장, 담관의 종양성 변화, 간외담관의 협착 도 간외담관폐쇄를 유발할 수 있다.

담즙이 담도에 오래 정체하면 검은색 무에코의 담즙과 달리 회색으로 보이는 슬러지가 생기게 되는데 이 슬러지 자체로도 담즙의 정체가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담도 내 슬러지가 관찰되는 경우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권장되고 때에 따라 담즙배출을 돕는 약물처방이 필요하다. 이전 칼럼에서도 설명했지만 담즙의 유동성이 감소하는 질환 중 하나인 담낭 점액종은 개에서 비교적 흔한 담도계 질환 중 하나다. 담낭 내용물의 유동성이 감소해 담낭이 점점 확장되고 이로 인한 담낭벽의 괴사로 인해 담낭 파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담관까지 점액물질이 저류되면 담관 확장을 동반하며 이 경우 수술 시 담관세척까지 권장될 수 있다.

담도계 질환은 아주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황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서 감별이 필요한 부분이다. 주기적인 모니터링은 질환의 조기 발견과 진행여부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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