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 시 마취과 전문의 있는지 확인해야”
“수면마취 시 마취과 전문의 있는지 확인해야”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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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영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 마취과 전문의는 수술 중 환자상태에 집중, 안전성↑

 

전영태 교수는 “마취를 받아야하는 경우 해당 병원에 마취과 의료진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안내받은 수술 전후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다.

생사를 가름하는 대수술을 비롯해 외모를 가꾸기 위한 수술·시술에 이르기까지 ‘마취’는 매우 빈번하게 이뤄지는 의료행위다. 마취가 흔히 진행되다 보니 간혹 ‘단순히 잠을 자고 일어나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난해 성형수술 중 마취사고로 사망한 ‘홍콩재벌 손녀사건’만 봐도 더 이상 가볍게만 볼 사안은 아니다. 이에 전영태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를 만나 무심코 지나쳤던 마취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 마취는 크게 전신마취와 부위마취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미용성형 의료기관에서 통증과 불안감 등을 감소시키기 위해 수면마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면마취와 전신마취, 부위마취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전신마취는 의식, 감각, 움직임, 반사 등 4가지를 모두 차단한 상태를 말합니다. 움직임과 반사를 차단하기 위해 신경근차단제를 사용하는데 스스로 호흡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호흡기를 사용합니다. 부위마취는 상지, 하지, 하복부 등 수술부위의 신경을 차단해 해당부위의 감각과 운동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이와 달리 수면마취는 의식이 있는 상태부터 수면상태까지 모두 포함한 것으로 수술 중 자가호흡이 가능하며 극심한 통증을 느낄 경우 깰 수도 있습니다.

- 수면마취 시 환자의 의식수준과 유지시간이 궁금합니다.

수면마취는 환자를 수면상태에 빠지게 합니다. 의식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통증이나 시끄러운 소리에 깰 수 있습니다. 사용약제의 종류와 용량에 따라 약물효과와 유지기간은 다를 수 있습니다. 주로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을 많이 사용하는데 프로포롤의 경우 5~10분, 미다졸람의 경우 약 1시간 정도의 수면상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통증이나 자극으로 인해 수술 도중에 깰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추가로 약물을 투여합니다.

- 전신마취와 수면마취에 사용하는 약물의 차이는?

전신마취 시에는 의식을 없애기 위한 수면제 또는 진정제, 통증을 없애기 위한 진통제, 움직임을 없애기 위한 신경근차단제, 마취를 유지하기 위해 흡입마취제나 정맥마취제를 투여합니다. 수면마취의 경우 전신마취 시 사용하는 수면제 또는 진정제를 소량 사용해 환자를 수면상태에 들게 합니다. 결과적으로 약물사용량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마취 시 약물반응성 때문에 마취 전 검사를 시행하는데 마취종류에 따라 검사항목에 차이가 있나요?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수술이 예정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혹은 마취 전) 환자평가를 시행합니다. 이는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 수술을 잘 받을 수 있을지, 안전하게 마취 받을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구체적으로 환자의 기저질환, 복용약물 등을 파악하며 마취 전 검사도 수술 전 환자평가에 필수적으로 포함됩니다. 일반적으로 마취종류에 상관없이 수술환자가 받아야하는 기본검사가 있으며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수면마취의 경우 병원에 따라 간혹 필수검사만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 수술 후 마취에서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마취별로 경과관찰이 필요한 시간과 특별히 주의해야할 사항이 궁금합니다.

수술이 끝나면 환자를 마취에서 깨우고 회복실로 이송해 30분~1시간 정도 환자를 관찰하는데요. 회복실 도착 후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호흡양상 등의 기본활력징후를 감시합니다. 경과관찰시간은 마취종류보다는 환자의 의식상태, 회복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수술 중에는 마취로 인해 통증을 못 느끼지만 수술 후 마취에서 회복된 후 통증을 느낄 수 있고 이로 인한 불편감이 있을 수 있어 적절한 통증관리가 필요합니다. 전신마취의 경우 신경근차단제로 자발호흡을 억제했기 때문에 회복 이후 자발호흡이 충분한지 맥박산소포화도, 호흡수 등을 관찰하게 됩니다.

마취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전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안전한 마취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는 물론, 환자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br>
마취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전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생명에도 치명적이다. 안전한 마취를 위해서는 의료진의 철저한 관리는 물론, 환자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회복기간 내 반드시 마취과 전문의가 경과를 관찰해야하는 상황이나 시간, 점검항목 등이 궁금합니다.

회복실에서는 혈압, 심박수, 맥박산소포화도, 호흡수, 체온 등을 관찰하면서 환자상태가 안정적인지 5분마다 체크합니다. 모든 상태가 정상적이라고 판단되면 30분 정도 경과관찰 후 퇴실하지만 수술 중 출혈이 있었다면 회복실에서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합니다.

- 마취에 사용하는 약물 중 중독가능성이 높은 약물은 무엇인가요? 같은 효과를 내는 다른 약물로 대체할 수는 없나요?

프로포폴은 수면마취 또는 전신마취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프로포폴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면서 신체적·정신적으로 행복한 상태(Euphoria)를 만끽하게 합니다. 이 때문에 심리적 의존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금단증상은 없는 것으로 연구돼 중독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프로포폴 외에 마취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약물로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분 좋은 느낌은 없고 구역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국소마취도 위험할 수 있나요?

약물을 피부밑에 주입해 원하는 부위만 일시적으로 마취하는 것을 국소마취라고 합니다. 대개 소량을 국소적으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의식이나 호흡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약물이 전신으로 퍼지는 수면마취나 전신마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극히 드물게 과량의 국소마취제를 사용하거나 국소마취제의 동맥 내 투여 등으로 인해 전신 독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수면마취는 마취과 전문의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수면마취의 경우 완전히 의식을 차단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으로 인해 환자가 수술 도중 깰 수 있습니다. 이때 원활한 수술진행을 위해 수면제나 진정제를 추가로 투여합니다. 수면제 또는 진정제를 너무 많이 투여할 경우 호흡저하나 저혈압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의료진의 주의소홀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심정지 같은 위험상황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마취과 전문의가 있으면 성형수술 같은 경우(중증환자 제외) 환자의 사망확률이 매우 낮다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수술에 집중하는 집도의와 달리 마취과 전문의는 수술 중 환자상태에 집중합니다. 맥박산소포화도, 혈압 등을 수시로 체크해 환자를 안정된 상태로 유지합니다. 호흡저하나 기도폐쇄가 발생하면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하고 다량출혈이나 저혈압 발생 시 수액이나 필요한 약을 투여함으로써 즉각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형수술 등 수면마취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번한데 원인이 궁금합니다.

수면마취로 인한 사망사고는 수술 중 수면제의 반복투여 또는 과량투여로 인한 호흡저하나 기도폐쇄, 출혈로 인한 저혈압 등으로 발생합니다. 이때 기도확보나 수액투여, 승압제사용 등 긴급조치를 취해야합니다. 하지만 외과의사는 수술에 집중하기 때문에 긴급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발견하더라도 즉각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 일반 의료소비자가 마취 전 꼭 기억해야할 점과 주의사항 등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수면마취 시 마취과 의료진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마취전문의가 있으면 보다 안전하게 마취 받을 수 있습니다. 수술 전 금식규정도 잘 지켜야합니다. 전신마취의 경우 금식하지 않으면 위의 음식물이 역류해 흡인성폐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면마취 역시 항상 호흡저하나 저혈압으로 인해 전신마취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는 한편 금식을 충실히 지켜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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