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소변 너무 자주 마려운 이유, 당뇨약 때문이라고?
[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소변 너무 자주 마려운 이유, 당뇨약 때문이라고?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2.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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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약사님, 요즘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려운데 혹시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김정운(가명) 님은 50대 남성입니다. 예전에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최근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려워졌다며 불편함을 토로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요? 왜 자꾸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건지 모르겠네요.”

“비뇨의학과 진료는 한 번 받아 보셨어요?”

“병원에는 가 봤는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하네요. 방광이 과민해서 그럴 수 있으니 약을 먹어보자고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요.”

“그렇군요. 혹시 소변을 자주 보기 전 약이나 보충제를 새롭게 드시거나 끊은 게 있나요?”

“글쎄요. 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서 약을 추가한 것이 있어요.”

“혹시 약 이름을 알 수 있을까요?”

“포시가라 했던 거 같은데요?”

“아~ 그럼 소변이 불편해진 건 바로 당뇨약 때문이에요.”

“아, 맞다. 처방받을 때 설명을 들은 거 같은데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국내 당뇨병환자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2020년에 발간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0’에 따르면 30대 이상 성인 중 13.8%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65세 이상에서는 27.6%에 이른다고 합니다.

당뇨 유병률도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2년 11.8%에서 2018년 2% 상승했으며 특히 남성은 2012년 12.4%에서 2018년 15.9%로 3.5%나 상승했다고 합니다. 당뇨병은 다양한 합병증을 갖고 있는 대사성질환이지만 질병이 있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65%에 머물고 있어 경각심이 요구됩니다.1) 전 세계적으로도 당뇨병환자는 증가 추세며 2045년에는 7억명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2)

이런 추세에 맞춰 기존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효과적인 혈당 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혈당조절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SGLT2 저해제도 새로운 기전의 혈당조절제입니다. 일반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약들을 인슐린 분비와 세포에서 당을 빨리 사용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체내에서 당 생성을 저해하는 제제들이 대부분입니다.

혈당이 높다면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당 사용을 촉진하는 메트포르민(다이아벡스)이 사용됩니다. 메트포르민은 혈당조절제의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인 저혈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대사성질환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당뇨병환자에게 1차 선택약으로 사용되는 것이죠.

만일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 등이 추가적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이런 제제들은 저혈당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죠. 이 점에 있어 SGLT2 저해제는 전혀 새로운 기전의 혈당조절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SGLT2저해제는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아스트라제니카), 슈글렛(이프라글리프로진, 아스트라제니카),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 한국MSD)가 있습니다. 성분을 보면 모두 ‘OO로진’로 끝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직 성분명이나 국제명으로 처방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약 성분의 대략적인 이름을 알고 있어야 약의 효능을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답니다.

SGLT는 Sodium Glucose cotransporter의 약자로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입니다. SGLT는 나트륨과 함께 포도당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수송체로 신장, 장관, 뇌, 간, 갑상선, 폐, 기도, 근육 등 다양한 조직에 6종류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신장에 존재하는 SGLT1·2는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포도당은 에너지 대사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혈액 안에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고 배설되면 안 되는 영양소입니다. 따라서 정상이라면 포도당은 신장에서 완전히 재흡수돼야하죠. SGLT는 소변으로 포도당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재흡수하는 통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일 혈중에 너무 많은 포도당이 존재하면 모두 흡수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설됩니다. 당뇨병은 바로 소변에서 포도당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질환입니다. 즉 당이 소변으로 나가는 병인 것입니다. 이미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간다면 심각한 고혈당상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하는 통로는 SGLT1, SGLT2 두 종류이며 이 중에서 신장에서만 발현되는 SGLT2가 90%, 소장과 신장에서 발현되는 SGLT1이 10% 정도를 차지합니다. SGLT 기능을 저해하면 포도당 배설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을 낮추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혈당저해제는 당연히 주로 신장에서 90%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기능을 억제(SGLT2 저해제)하는 데 타깃이 맞춰져 있습니다.3)

이런 기전은 기존에 개발된 혈당 저해제와는 전혀 다른 기전이기 때문에 다른 약물과 다양하게 조합을 이뤄 사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당 배출을 촉진, 체중 감량효과를 주기 때문에 혈당강하제의 고질적인 부작용 중 하나인 체중 증가를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과 나트륨 배설을 촉진, 체액을 감소시켜 혈압을 내리고 요산 배출을 촉진하며 중성지방 감소효과가 있어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까지 기대됩니다. 매우 주목받는 차세대 혈당강하제4)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SGLT2 저해제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나타나는 생식기와 요로감염입니다.5) 이 증상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여성에서 더 많은 발생률6)을 보이기 때문에 약물 복용 시 비뇨기 부위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0.1% 미만의 적은 확률이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케톤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합니다.

원자력병원 내분비내과 구윤희는 [SGLT2 억제제와 케토산증: 방생기전과 대처]7)에서 “SGLT2 억제제가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시키면 혈중 포도당 농도는 감소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포도당 신생합성 및 글리코겐 분해에 의해 혈중 포도당 농도는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고혈당 또는 정상혈당에서의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내인성 포도당 생성 및 신장에서 포도당 배설량 간의 균형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급성 질환, 수술, 탈수, 저탄수화물 식이, 과음 등 당뇨병성 케톤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적절히 약제를 중단해야” 하며 “SGLT2 억제제의 반감기는 약 11~13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약물을 중단한 후에도 수일간 약효가 지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외과적 수술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약 3일 전부터 약제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반드시 위의 내용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SGLT2저해제 복용환자가 쉽게 느낄 수 있는 이상증상은 바로 소변을 자주 본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녁에 잘 때 소변을 보는 야간뇨로 많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은 보통 1~2개월 정도 나타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졌습니다. 특히 고령자는 보다 많은 체액이 손실되면서 증, 탈수 증상, 어지럼증, 피로감 등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처방을 변경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합니다.8)

위의 김정운 님 역시 SGLT2 저해제를 새로 복용하기 시작했고 젊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소변량과 배뇨횟수 증가는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1~2달 정도 상태를 지켜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만일 일정 기간 약물을 복용했는데도 계속 소변 때문에 불편하다면 의사와 상의 후 다른 계열의 혈당강하제로 변경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혈당을 저하시키는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약물을 복용한 뒤 불편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불편함 없는 다른 약물로 변경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구 혈당강하제는 감기약처럼 증상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복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혈당이 높을 때 약물 복용과 함께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운동요법을 첨부하겠습니다.

당뇨병의 운동요법(근거중심의 외래진료 매뉴얼, 대한의학서적(2011)

1. 일주일에 150분의 중증도 강도(최대 심박수의 50~70%)의 유산소운동이나 일주일에 90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운동(최대 심박수의 70% 이상)이 필요하다.

☞ 체중의 감소 정도와 관계없이 운동 자체만으로도 당화혈색소 감소효과가 있다.
☞ 강도가 높은 운동을 실시한 경우 당화혈색소의 개선효과가 더 현저하다.
☞ 유산소 운동: 걷기, 자전거타기, 조깅, 수영 등

2. 금기사항이 없는 한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 일주일에 3회 이상의 저항성 운동을 실시하도록 한다.

☞1회 저항성 운동은 8~10회 반복이 가능한 무게로 세 차례 반복 실시하는 것으로 한다.
☞저항성 운동: 역기, 운동기구를 이용한 운동 같은 저항성 운동도 유산소 운동과 동일한 정도로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시킨다.

3. 관상동맥질환의 10년 위험도가 10% 이상인 환자가 빠르게 걷기 이상의 운동을 시작할 때는 운동 시작 전 운동부하검사를 실시한다.

※ 참고자료

1) ‘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0 발간’ eMD Medical News 2020년 10월 18일 기사

2) ‘전 세계 성인 11명 중 1명 당뇨병 환자… 2045년 7억명 예상’ Medical Observer 2019년 12월 5일 기사

3) 《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SGLT2) 억제제》 김미경, 박정현 대한내과학회지, 87(1); 2014

4) 《SGLT2 억제제의 혈당조절과 무관한 작용》 이대호, J Korean Diabetes 2014;15:151-157

5) 《Risks Associated with SGLT2 Inhibitors: An Overview》 Mahakpreet Singh, Anoop Kumar, Current Drug Safety 13(2); 2018

6) Reddy RM, Inzucchi SE. SGLT2 inhibitors in the management of type 2 diabetes. Endocrine 53; 2016

7) 《SGLT2 억제제와 케톤산증: 발생기전과 대처》 구윤희, Korean J Med 92(5); 2017

8) 《SGLT2 억제제의 부작용》 김원진, 김상수, The Journal of Korean Diabetes(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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