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통증 적고 저렴한 ‘냉동치료법’
[허창훈 교수의 피부의료기기 이야기] 통증 적고 저렴한 ‘냉동치료법’
  •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2.24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술준비시간도 단축…한랭손상, 냉매로 고쳐요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올 겨울엔 유난히도 날씨가 변덕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피부에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어떻게 이용해 피부질환을 치료하는지 소개했는데 오늘은 정반대 얘기를 해볼까 한다.

피부손상은 열뿐 아니라 한랭(cold)으로도 가능하다. 고대부터 한랭손상을 치료에 이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했지만 현대적 냉동치료의 시작은 1899년 뉴욕의 피부과의사인 화이트다. 이어 1966년 미국의 마이클 브린이 냉동치료용 분무장비를 발명한 이래 비로소 냉동치료가 표준화된 치료로 자리 잡았다.

인체조직은 영하 25도 이하에서 부분파괴가 생기고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지면 완전히 파괴된다. 한랭에 의한 피부손상은 조직 내 얼음형성과 세포손상, 저온으로 인한 혈관수축 때문에 발생하는데 예민한 정도는 세포마다 차이가 있다. 수분, 지방, 멜라닌세포, 신경조직, 혈관내피세포 등이 더 예민하며 피부표면을 구성하는 각질형성세포를 비롯해 연골세포, 섬유모세포는 상대적으로 잘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선각화증의 냉동치료. 왼쪽부터 치료 전, 치료 1주일 후, 6개월 후. 치료 일주일 후부터는 물집이 가라앉은 것을 볼 수 있다.
광선각화증의 냉동치료. 왼쪽부터 치료 전, 치료 1주일 후, 6개월 후. 치료 일주일 후부터는 물집이 가라앉은 것을 볼 수 있다.

냉동치료는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다수의 병변을 함께 치료할 수 있고 통증이 적어 마취가 필요 없으며 사전시술준비도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한 냉매선택과 냉각시간, 냉동방법, 주변손상부위의 범위확정 등이 필요하다.

펠티어(Peltier)효과를 이용한 전기적인 냉각소자장비.
펠티어(Peltier)효과를 이용한 전기적인 냉각소자장비.

과거에는 액화공기, 액화산소, 드라이아이스 등이 냉매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액화질소를 주로 사용한다. 피부표면의 각질형성세포에 손상을 주기 위해서는 접촉면을 영하 20~30도로 급랭시켜야하는데 냉매자체의 온도가 낮을수록 좋다. 공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는 쉽게 구할 수 있고 무해하며 인화성이 없고 끓는점이 영하 196도로 매우 낮아 선호된다. 최근에는 펠티어(Peltier)효과를 이용한 전기적인 냉각소자장비가 나오기도 했다.

과거엔 면봉이나 금속을 액체질소에 담근 후 직접 피부에 접촉했지만 요즘에는 분무장비가 많이 사용된다. 분무장비는 직접 접촉하지 않아 감염예방에 장점이 있으며 속을 비운 침 내부에 냉매를 집어넣는 냉동탐침법도 사용된다. 냉동치료가 가능한 질환은 사마귀, 검버섯, 켈로이드, 혈관종, 화염상모반, 광선각화증, 보웬병, 피부암 등 다양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