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혈액투석은 최후의 보루인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의 혈액투석은 최후의 보루인가
  •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3.0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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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박지환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중증내과질환센터장

동물병원에서 가장 많이 마주하는 사례 중 하나는 단연 신장질환일 것이다. 만성신부전 관리를 위해 동물병원에 오는 환자도 많고 급성으로 신장수치가 상승해 입원해 있는 환자들도 많다.

탈수, 열사병, 신장에 독성이 있는 음식 및 약물 등에 의해 갑작스러운 신장손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보통 수개월, 수년에 의해 신장의 손상이 천천히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신장이 안 좋아지면 강아지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신장은 우리 몸에서 수분, 전해질을 유지해주고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소변을 적절하게 생산하지 못하거나 생성하더라도 그 안에 노폐물을 적절히 배설하지 못하면 그것이 독소로 작용해 몸이 손상된다.

배설되지 않은 여러 단백질이 체내에 축적되면 구토 중추를 자극하고 식욕을 떨어뜨리거나위산분비를 촉진하게 되면서 위장관의 문제가 심해진다. 심각한 식욕부진과 구토는 탈수로 이어지며 신장이 더욱 손상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또 빈혈이 심해지고 온몸의 염증이 증가하며 췌장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신장에서 노폐물을 며칠만 제거하지 못해도 몸은 빠른 속도로 손상돼 더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다다른다. 이미 전신의 혈관이 손상되고 여러 장기가 손상되는 다발성 장기부전 상태가 되면 어떠한 처치를 한다고 해도 회복되기는 어렵다.

사람에서는 수액처치로 신장수치가 빠르게 떨어지지 않을 때 혈액투석을 이용하기도 한다. 최근에 반려동물에서도 사용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체중, 혈액량, 카테터 장착의 위험성 때문에 아직도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손상된 장기가 회복되고 다시 신장에서 노폐물을 배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신체 스스로가 회복해내야 하는 부분이 크다. 특히 신장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급성신부전은 몸이 회복만 한다면 다시 신장의 기능이 돌아올 수 있어 결국 신체의 회복능력이 아직 사라지지 않는 정도에서 빠르게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수의학에서 혈액투석은 치료가 되지 않을 때 어쩔 수 없이 마지막으로 한번 해보는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혈액투석을 진행했다고 신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조금 더 빠르게 독성물질을 제거해 신체의 회복능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환자의 예후나 회복기간에 훨씬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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