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구내염 때문에 약 발랐는데 화상? ‘알보칠’ 올바른 사용법
[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구내염 때문에 약 발랐는데 화상? ‘알보칠’ 올바른 사용법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0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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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김민지(가명) 님 약 나왔습니다. 어디 염증이 좀 생기셨나 봐요?”

“입안에 염증이 심해서 병원 갔다 왔어요. 여기 보세요.”

“어휴, 정말 크게 염증이 생겼네요. 오래 되셨어요?”

“아뇨, 처음에 입안에 조그맣게 염증이 생겨서 ‘알보칠1)’을 발랐는데 무지하게 아프더니 이렇게 구멍이 커져 버렸지 뭐예요.”

“혹시 희석 안 하셨어요?”

“빨리 나으려고 그냥 사용했는데요?”

“환부뿐 아니라 주변 부위까지 바르시고요?”

“네, 그럼 더 소독이 잘 될 것 같아서......”

“아... 이건 구강화상이에요. 약물에 의해 화상을 입은 것이죠.”

“약을 발랐는데 화상을 입을 수 있다고요?”

구내염은 누구나 한 번쯤 걸려본 적 있을 거예요. 통계청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2019년 구내염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97만1503명으로 매년 97만~98만명 수준을 유지2)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미한 구내염은 진료받지 않고 일반의약품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실제 환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내염에 사용하는 약들은 가글에서부터 연고, 농축액 등 다양하지만 가장 유명한 제품 하나만 꼽자면 역시 ‘알보칠’입니다. 2019년 매출 순위만 보더라도 처방하지 않는 약 중 알보칠이 1위를 달렸습니다3). 아프니벤큐나 오라메디처럼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잘 팔린다는 건 그만큼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죠.

구내염은 입안 점막에 발생하는 다양한 염증을 통틀어 말합니다. 구내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병원균의 감염부터 영양부족, 스트레스, 면역체계 이상, 구강건조증 등 다양하죠. 보통 구내염은 2주 이내에 자연치료 되는데 증상과 치료기간을 줄이고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일반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알보칠은 어떤 방식으로 구내염을 치료할까요?

알보칠 효능은 폴리크레줄렌의 항균작용, 손상된 조직 제거, 지혈작용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알보칠이 구내염에 효과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그중에서도 중요한 작용은 손상된 조직을 제거하는 작용입니다.

폴리크레줄렌은 강산성 유기물입니다. 단 이 성분은 정상 세포에는 잘 반응하지 않고 손상된 세포에만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폴리크레줄렌과 반응한 손상된 세포는 빠르게 파괴돼 제거되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이 올라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줍니다.

더군다나 항균작용이 있어서 상처 부위 감염을 막아주기도 하죠. 특히 강산성 성분이 환부에 닿기 때문에 강렬한 통증을 유발하는데 사람들은 흔히 알보칠을 바를 때 상처를 ‘지진다’고 표현하곤 합니다. 이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알보칠을 구내염에 쓴다고 한정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화상을 포함한 상처, 출혈 억제, 질염 등에도 다양하게 사용됩니다(전에 질좌제가 나왔었는데 현재 국내 공급은 안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혈작용이 있어 출혈이 있는 상처에 사용하면 살균소독 및 출혈 억제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알보칠은 효과가 좋은 만큼 사용법을 반드시 지켜야합니다. 특히 구내염에 사용할 때는 더 각별히 주의해야해요.

현재 나오는 알보칠 농축액은 폴리크레줄렌과 물이 50:50으로 섞여 있는 희석액입니다. 구내염에 사용할 때는 폴리크레줄렌 원액을 50% 희석해서 사용합니다. 때문에 일반의약품으로 나와 있는 제품은 희석하지 않고 바로 사용해도 됩니다.

단 사용 후 자극감이 너무 심한 경우에는 알보칠:증류수=1:10 정도로 희석해서 사용해도 좋습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점막이 약하기 때문에 알보칠을 꼭 희석해서 사용해야합니다.

알보칠을 바를 때는 면봉에 약을 적신 뒤 꼭 환부에만 찍어 바르도록 합니다. 이때 침은 거즈 등으로 닦아서 제거하는 것이 좋아요. 알보칠을 바른 뒤 시간이 지나면 환부가 하얗게 변하는데 이것은 폴리크레줄렌과 손상된 세포가 반응해서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주의할 점은 알보칠을 꼭 환부에만 찍어 바른다는 것입니다. 폴리크레줄렌이 정상 세포와 반응하지 않는다곤 했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주변 환경을 강하게 산성으로 만들어 점막 손상의 원인이 됩니다.

경북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정정우 등은 알보칠 오용으로 구강 궤양 발병 증례4)를 들면서 ‘약제의 부적절한 사용은 구강점막의 화학화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환자에게 약제의 올바른 사용법을 교육해서 약제의 오남용을 방지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알보칠은 치아에 닿지 않게 해야합니다. 치아는 pH5.5 미만의 화학물질과 접촉하면 부식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폴리크레줄렌은 pH0.6의 강산성이기 때문에 희석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알보칠을 사용한 뒤 이가 시리다면 치아 손상을 의심해야합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어요.

알보칠을 구내염에 사용할 때는 환부에 적용될 수 있는 양 정도만 적셔서 1일 2~3회 정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알보칠을 상처에 사용할 경우에는 환부를 세척, 건조한 후 희석액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2~3분간 환부에 도포하도록 돼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또 참고로 지혈 목적이 아닌 상처 소독용으로 사용할 때는 원액을 10배 정도 희석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보칠 용법 용량에 보면 질 세균 감염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이것은 폴리크레줄렌의 살균소독효과 때문입니다.

김민지 님 역시 알보칠을 환부보다 넓게 사용하면서 구강 점막이 손상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가글액과 스테로이드 연고 등으로 치료해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합니다.

TIP폴리크레줄렌 성분 구내염 치료제 리스트

다케다알보칠콘센트레이트액(한국다케다제약), 립톡케어액(부광약품), 알보제로액(일양약품), 애니메디콘센트레이트액(경동제약), 오라메칠액(동국제약), 오라칠액(퍼슨), 이반크린액(조아제약), 페리터치액(녹십자)

※ 참고자료 

1) 알보칠’은 폴리크레줄렌 성분 일반의약품으로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으로 사용됐습니다. 해당 주의사항은 폴리크레줄렌 성분을 포함한 모든 약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 국가통계포털 KOSIS 자료 인용 

3) ‘구내염치료제 시장 강자 없는 ‘춘추전국’ 시대 메디팜스투데이 2020년 12월 9일 기사

4) Policresulen 오용에 의한 구강 궤양의 발병 증례 및 화학화상에 대한 고찰. 정정우, 병진석, 정재광, 최제갑, 대한구강내과학회지 38(2)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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