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로 부부에 인생2막 선물
한림대성심병원,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로 부부에 인생2막 선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0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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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의 교수, 심실빈맥 임신부 환자에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 성공
방사선 노출 없이 심장내초음파, 고해상도 3D맵핑시스템으로 안전하게
퇴원을 앞두고 부부와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홍의 교수와 환자 김민혜 씨, 남편 김민석 씨, 박민혜 담당간호사.

한림대성심병원이 부정맥 중에서도 악성으로 꼽히는 심실빈맥 임신부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을 시행, 환자의 생명은 물론 아기까지 소중히 지켜냈다.

■만남은 늦었어도 결과는 성공적

환자 김민혜(31세, 대구광역시) 씨는 임신 25주의 심실빈맥 환자다. 심실빈맥은 심실에서 발생하는 매우 빠른 악성 부정맥.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며 정상 심장 박동수를 유지해야 온몸으로 혈액을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심실빈맥은 심장이 매우 빨리 뛰면서 계속 수축만 하고 이완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로 이 경우 심장 내에 피가 모이지 않게 되고 온몸으로 적정량의 혈액을 보낼 수 없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혈압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심장기능이 상실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실 김민혜 씨는 심실빈맥임을 한참 뒤에야 진단받았다. 7년 전 심계항진을 동반한 심한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으나 심전도검사 등 정밀검사에서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의사는 어지럼증이 정신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해 김민혜 씨는 최근까지도 공황장애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렇게 20대를 보내고 지난해 결혼한 김민혜 씨는 임신도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임신 20주가 넘어서면서부터는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어지럼증이 심해졌고 급기야 갑자기 실신하는 일이 늘어 그냥 앉아있는 건 고사하고 침대에 누워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친구인 의사에게 상담했고 맥박을 짚어본 의사는 부정맥임을 단번에 알아차리고는 심장내과 진료를 권했다. 처음 찾은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당장 시술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며 태아보다는 엄마의 생명을 선택하라고 했다.

하지만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부부는 부정맥시술 관련 정보를 찾던 중 한림대성심병원 임홍의 교수가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 분야에서 저명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아 임신부와 아기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고 부정맥시술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로 진료를 결정했고 마침내 임홍의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임홍의 교수가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임홍의 교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 프록터(proctor) 자격을 갖추고 많은 환자들에 새 삶을 선물하고 있다. 

■신속·정확한 시술로 환자, 아이 모두 지켜내

한림대성심병원에 따르면 처음 외래로 내원한 그녀는 기계식 혈압계로는 혈압이 거의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저혈압상태였다. 응급시술이 시급했다. 임홍의 교수는 관련 분야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을 시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시술 다음 날 환자의 혈압은 정상범위까지 올라왔고 어지럼증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아기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확인했다.

남편 김민석 씨는 “임 교수님은 아내의 부정맥 상태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고 방사선 피폭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기에게 해로울 수 있는 약물투여나 마취도 없이 안전하게 해주었다”며 “소중한 두 생명을 살려주신 교수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이 널리 알려져 아내와 같은 임산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 김민혜 씨는 “시술받은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았는데 정말 감쪽같이 어지럽지 않고 걸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았다. 저와 아기를 건강하게 만들어주신 임홍의 교수님께 감사하다”며 “우리 부부는 지금 뱃속의 아기(태명 토순)가 아들이라 둘째는 딸을 낳고 싶다. 다급한 시기 임홍의 교수님을 만나게 해준 남편과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다.

■방사선 사용X…임신부도 안전하게 시술 가능

부정맥시술은 보통 엑스레이 투시 영상의 도움을 받아 부정맥을 일으킨 부위를 고주파열을 통해 없애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임홍의 교수는 방사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작은 크기의 심장 내 초음파 영상만으로 고난이도 부정맥시술을 시행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3차원 고해상도 맵핑시스템을 접목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함으로써 시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인다는 설명이다. 고해상도 3D 맵핑 시스템은 컴퓨터상에 3차원적으로 가상의 심장 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심장 내 전극도자의 위치를 실시간 확인, 부정맥이 유발되는 부위와 통로를 신속하고 정확히 찾아 치료할 수 있게 해준다.

임홍의 교수는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은 엑스레이 투시영상 없이 심장 내 초음파를 허벅지 정맥을 통해 심장 내에 위치시켜 심장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다”며 “방사선노출이 전혀 없어 임신부나 성장을 앞둔 소아, 노약자 등 부정맥환자에게 매우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임신부라고 시술을 미루거나 아이를 포기하는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림대성심병원 또한 최첨단 하이브리드수술센터를 갖추고 부정맥환자의 최신 치료 술기를 널리 알리고자 국내외 심장전문의들을 대상으로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임홍의 교수는 심방세동 치료의 대가로 국내 유일의 심장 내 초음파(ICE) 공인 지도전문가 프록터(proctor) 자격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방사선제로 부정맥시술만 500례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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