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치아교정' 꼭 해야할까?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답답하고 고통스러운 '치아교정' 꼭 해야할까?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3.1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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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우리 아이 덧니가 심한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이에게 심한 덧니가 있다면 보호자는 치과방문을 서두른다. 이때 방문하는 과가 있으니 바로 ‘교정과’다. 교정과는 19세기부터 시작됐을 정도로 역사가 매우 깊다. 미국에서는 교정과 전문의를 ‘나는 치과의사가 아닙니다. 나는 교정과 의사입니다’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교정과 전문의의 자존심은 대단하다. 미국에서는 1901년부터 이미 교정과 전문의의 학술학회가 시작됐으며 1930년대에 미국 교정학회가 공식적으로 발족할 만큼 역사가 깊다.

사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교정학에서 대한민국 교정학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 대한민국 의료계 특유의 저렴한 수가와 많은 환자수로 인해 연구관련 논문이 거의 없고 기초의학 연구도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니스크류’라고 불리는 교정치료방법이 국내 교정과 교수에 의해 처음 개발되고 양악수술과 관련된 케이스와 연구가 늘어가면서 이제는 어느덧 대한민국의 교정학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왔다. 물론 아직 기초의학연구나 연구관련 논문보다는 환자진료에 관한 논문이 더 많지만 말이다.

이에 앞으로 2번의 칼럼에 걸쳐 환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점을 중심으로 치아교정의 궁금증을 해소하려 한다.

Topic 1. 치아교정의 시기

Q. 어렸을 때, 치아교정을 했는데 왜 치아가 고르지 못할까요?

Q. 우리 아이 치아교정은 언제 시작하면 되나요?

Q. 어릴 때 교정을 했는데 성인이 되면서 주걱턱으로 치열이 다 틀어졌어요.

Q. 우리 아이는 교정을 위해 성장분석을 해야한대요. 그냥 치열만 배열하면 안 되나요?

Q. 성장분석을 했더니 아래턱이 나중에 무턱이 될 가능성이 있대요. 신빙성 있는 얘긴가요?

만화를 보면 아기들의 머리는 매우 크다. 실제로 아기들은 전체 몸에서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하지만 점점 성장하면서 머리는 거의 커지지 않고 다른 몸이 커지면서 8등신의 미남미녀가 된다. 이는 몸의 각 부위에 따라 성장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몸의 성장속도는 머리에서 다리로 갈수록 느려진다. 머리가 가장 먼저 성장하기 때문에 아기 때 머리 크기가 가장 크고 점점 다리가 길어져 8등신이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머리만 놓고 봐도 성장속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위턱의 성장이 먼저 되고 아래턱의 성장이 그보다 늦다. 어렸을 때에는 주걱턱이 아니었는데 성장하면서 주걱턱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인간은 각자 신체나이에 맞는 성장속도가 있다. 이 성장속도는 청소년기, 즉 ‘2차 성장’이 언제 시작되는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의 경우 초경 시작여부를 기준으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외부적인 특징이 없기 때문에 손, 머리 등 방사선 사진을 통해 향후 성장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를 예측한다. 이것이 바로 성장분석이다.

만일 성장분석을 통해 아래턱의 성장이 예측된다면 외부적 장치를 통해 아래턱 성장을 유도하거나 저해시켜주는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런 경우 조기에 치아교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때 주의해야할 점은 성장에 관여하는 치아교정은 ‘1차교정’이며 성장이 어느 정도 조절된 후 치아를 움직여 맞물림을 맞추는 ‘2차교정’을 반드시 진행해야한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어렸을 때 교정했는데 치아가 삐뚤어졌다고 호소한다. 이때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1차교정은 받았지만 2차교정은 진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성장분석을 통해 우리 아이의 성장이 어느 정도 완료됐다고 예측된다면 치아를 직접 움직이는 교정을 해도 뼈성장으로 방해받을 일은 없기 때문에 치아교정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아기치아가 많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치아에 직접 힘을 주는 치아교정이 어렵다. 이유는 아기치아에 교정을 위한 힘을 주면 치아뿌리가 더 빨리 녹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아기 치아가 거의 다 빠지고 어른치아만 갖고 있는 시기에 치아교정을 진행하는 것이 맞다.

단 성인의 경우 최대한 빠르게 치아교정을 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치아교정을 하는 기간에는 잇몸관리나 충치관리가 어려운데 안타깝게도 나이 들수록 치아가 망가지는 속도는 빨라지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들이 치아교정의 시기에 관해 궁금해한다. 특히 성장기의 아동을 가진 부모입장에서는 내 아이에게 맞는 교정치료 시기를 놓칠까봐 걱정이 많다. 하지만 교정치료 시기는 없으며 신뢰할 수 있는 교정전문의의 진단을 지금 당장 받는 것이 가장 맞는 교정치료 시기다. 다음 칼럼에서는 치아교정의 종류와 교정치료기간에 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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