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만 울긋불긋? 감각이상까지 동반하는 ‘신경성주사’ 아시나요
피부만 울긋불긋? 감각이상까지 동반하는 ‘신경성주사’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12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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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주사 VS 일반주사, 증상·치료법 달라
신경성주사, 신경조절하는 약물치료 필요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개선도 중요
안면홍조, 홍반 등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일반 주사환자와 달리 신경성주사환자들은 피부감각이상 등의 신경학적 증상도 동반한다. 더불어 신경성주사는 항생제 등 전형적인 주사 치료로는 호전되지 않아 신경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봄에 성큼 다가서면서 일교차 큰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이럴 때 코와 뺨 등 얼굴의 중간 부분이 유독 빨개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주사(Rosacea)’환자들이다. 본의 아니게 과음으로 쉽게 오해받지만 이는 혈관의 확장과 수축이 빨라져 안면홍조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피부질환이다. 다만 주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국소감염, 모낭충, 화장품,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신경성주사환자와 일반 주사환자를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 기존 원인들 외에 신경학적 조절 곤란 또 하나의 주사 원인이 될 수 있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통 안면홍조, 홍반이 나타나는 일반 주사환자들(홍반모세혈관확장성주사)은 레이저치료, 항생제, 국소요법의 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형적인 주사 치료법을 통해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신경성주사를 의심해야한다. 특히 신경성 주사환자들은 대부분 안면홍조, 홍반 등의 증상 외에 따가움, 피부감각이상 등 심각한 신경학적 증상을 호소한다고 알려졌다.

김혜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실제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강석영 전공의 포함)이 고려의대 김일환 교수·한림의대 김광호 교수·서울의대 조소연 교수와 함께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림대강남성심병원·한림대성심병원·고대안산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신경성주사환자 17명과 홍반모세혈관확장성 주사환자 106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환자 군간 증상의 특징과 치료법에 차이가 있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단 신경성주사환자들의 유병기간은 5.7년으로 홍반모세혈관확장성 주사환자들(3.3년)보다 길었고 홍반 역시 얼굴 중심부보다 양쪽 뺨에 전체적으로 더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심한 작열감과 따가움, 피부감각이상 증상이 함께 나타났다.

반면 홍반모세혈관확장성 주사환자들은 홍반, 구진, 농포 등의 증상이 뺨 앞쪽과 코, 턱, 이마 등 얼굴 중심부위에 나타났고 피부감각이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주사는 진행되면 피부 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울퉁불퉁해지면서 구진(뾰루지), 농포(고름)가 발생하거나 안구건조증, 각막출혈 등 안구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신경성주사환자들은 안구 증상이 홍반모세혈관확장성 주사환자들보다 더 많이 관찰됐지만 구진(뾰루지)이나 농포는 드물었다.

주사는 스트레스에 민감해 평소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신경성 주사 환자들에게는 일반적인 항생제치료요법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그 결과 신경성주사환자들에게는 신경을 조절하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경성 주사환자의 82.3%(17명 중 14명)는 테트라사이클린, 아소트레티노인 등 일반적인 항생제 치료요법에 반응하지 않았지만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항경련제와 티아넵틴, 디아제팜, 둘록세틴 등 항우울제 투여 후 신경학적 증상과 피부징후가 개선됐다.

김혜원 교수는 “주사환자 중 전통적인 주사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가 있다면 신경성주사의 가능성을 고려해 항경련제 및 항우울제 같은 신경약물을 사용하는 특별한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신경성 주사환자 17명 중 3명에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동반, 정서적 스트레스가 주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원 교수는 “만성 및 중증의 주사증상은 스트레스와 관련 있을 수 있지만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래도 주사가 스트레스에 민감한 만큼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홍반이나 열감이 올라왔을 때 섣불리 찬 수건을 대거나 얼음찜질을 해서는 안 된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될 순 있지만 사실 피부에는 더 많은 자극을 주고 차가운 온도로 인한 신경 자극으로 주사가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의 진료를 통해 알맞은 치료법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또 평소 뜨겁거나 매운 음식, 과음을 피하고 난로나 가스불 등 열기가 얼굴 가까이 오지 않게 주의해야한다. 화장품 역시 전문의와 상의 후 안전성이 검증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편 이번 연구는 일반적인 주사환자와 신경성주사환자의 임상적 특징 및 치료반응을 체계적으로 비교한 첫 연구로 인정받았다. 연구결과는 SCI급 저널인 ‘피부과학회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2020년 1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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