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조율 필요한 ‘조현병’, 약물치료로 효과↑
마음 조율 필요한 ‘조현병’, 약물치료로 효과↑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3.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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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에 대한 인식은 유달리 부정적이다. 조현병과 연관됐다고 알려진 몇 가지 사건사고 때문에 조현병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이다. 부정적인 인식은 환자들이 조현병 치료를 피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 약물치료가 조현병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고 알려진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이 대표증상이며 약물치료로 증상을 호전할 수 있다.

■마음에도 조율이 필요하다, ‘조현병’

조현병의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당겨 올바른 소리를 내도록 조율하는 일을 말한다. 현악기의 줄이 늘어지면 제 음을 내지 못하듯 우리 신경에 문제가 생겨 마음이 오작동 하는 것이 조현병이다. 본래 정신분열증이라 불렸으나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는 점에서 변경됐다.

조현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망상과 환청이다. 남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히고 사람들이 자신을 흉보는 소리를 듣는다. 표정이 사라지고 혼자 있으려고 하거나 맥락에 맞지 않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조현병은 전 세계 인구의 1%를 차지한다고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현병을 진료받은 인원은 12만971명으로 2015년 11만 7564명에 비해 2.89% 증가했다. 하지만 조현병에 대한 낮은 사회인식으로 진료를 받지 않는 인원이 많아 실제로는 5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악기의 줄을 조율하면 소리가 돌아오는 것처럼 조현병도 충분히 치료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현재 조현병은 항정신병약제를 이용한 약물치료가 기본적이다. 환각이나 망상에 대한 인지행동 치료도 병행한다. 조현병은 평균적으로 15~25세에 발병한다. 발병 초기 치료하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다. 단 시기를 놓치고 40대 이후 치료한다면 효과가 낮고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약물 꾸준히 복용하면 사망위험도↓

특히 약물치료는 조현병환자들의 사망률을 낮춘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져 약제 복용의 중요성이 커졌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팀에 따르면 항정신병약제를 꾸준히 복용한 조현병환자의 사망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낮았다.

김태석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에서 조현병을 치료받은 8만6923명의 환자를 약물치료군(4주 이상 처방)과 비치료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항정신병약제를 꾸준히 복용한 환자가 비치료군에 비해 사망위험비가 0.97배 낮았다. 특히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45%,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은 61%나 감소했다.

오지훈 교수(제1저자)는 “이는 조현병 환자의 약물복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항정신병제가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는 해석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연구 책임자 김태석 교수는 “환자들이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만 이번 연구는 약물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조현병 연구(Schizophrenia Research)’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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