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칼럼에서는 ‘치아교정 시기’에 관해 알아봤다. 요약하자면 치아교정시기는 아이의 성장속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이때 성장에 관여하는 치아교정을 1차교정이라고 하며 성장이 어느 정도 조절되고 나면 치아를 실제로 움직이며 맞물림을 맞추는 2차교정을 반드시 진행해야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1·2차 교정을 진행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왜 TV·SNS 광고에서는 대부분 짧은 시간 내에 교정이 마무리된다고 광고하는 것일까. 이에 이번 칼럼에서는 환자들이 많이 묻는 ‘교정치료의 기간’에 관해 알아보려 한다.
Topic 2. 교정치료의 기간
Q. 교정치료는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Q. 최신기술을 이용하면 12개월 안에 교정이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Q. 치아교정이 왜 2년이나 걸리죠? 제 지인은 3개월 만에 끝났는데요.
Q. 치아교정 진료는 왜 한 달에 한 번 받아야하죠? 일주일에 한 번 오면 안 될까요?
교정을 받는 모든 환자는 교정기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가장 궁금해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불편함과 심미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치아교정의 총 기간을 알아보기 전에 왜 교정치료를 하면 한 달 혹은 두 달에 한 번씩 치과를 방문하는지부터 알아야한다.
치아를 이동하기 위해서 치아에 힘을 주면 치아를 잡고 있는 뼈에 그 압력이 전달된다. 이때 치아뿌리는 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미세하게 뼈가 녹고 그 녹은 만큼 치아뿌리가 이동하게 된다. 또 치아뿌리가 이동한 만큼 빈 공간이 발생, 그 공간에 뼈가 미세하게 형성된다. 전문용어로는 ‘초자화(hyalination)’라고 하는데 이 과정을 거쳐 치아는 조금씩 미세하게 움직인다. 정리하자면 미세하게 뼈가 녹고 치아가 이동하는데 그 주기는 약 2~4주 정도다. 따라서 치과 방문주기 역시 4주다.
물론 이 초자화 기간을 줄이기 위해 레이저기계, 체외충격파기계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과 회사가 소수 있지만 아직 검증되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수준이다.
치아의 이동은 조금씩 이뤄지고 그 미세한 이동량은 4주 간격으로 형성된다는 대원칙을 생각해보면 결국 ‘치아교정이 얼마나 걸리나요?’라는 질문은 치아를 얼마나 많이 이동시켜야 하는지로 연결된다.
만일 앞니가 살짝 돌아가 있어서 그 치아를 회전시키거나 약간만 이동하는 경우는 3~6개월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치아교정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입술을 많이 집어넣기 위해 혹은 치열이 고르지 않아 공간이 많이 부족해 치아를 발치해야하는 발치료정의 경우 치아의 이동량이 매우 크다. 이유는 발치공간을 다 닫기 위해 치아가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작은 어금니 4개를 발치한 발치교정에서 2년 이상의 시간이 안 걸린다면 그 치료의 질은 평균 이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치과진료를 보는 필자도 환자를 위해 효율을 높여 단기간에 치아교정을 마무리하고 싶다. 하지만 치아교정은 치열 부정교합의 개선과 그 원인이 되는 턱의 기형을 바로잡는 데 있다. 이런 까닭에 교정치료시기와 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속담이 있다.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조금의 불편함을 참고 치아교정을 이겨내길 바라며 이번 칼럼을 마무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