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장애 아닌 ‘다름’ 인식 중요…개인맞춤 치료 효과↑
자폐증, 장애 아닌 ‘다름’ 인식 중요…개인맞춤 치료 효과↑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3.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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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3일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
증상이 연속적이고 다양한 '자폐스펙트럼장애'는 환자에게 맞는 개인별 맞춤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자폐증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폐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8517명에서 2019년 1만1361명으로 약 33.4% 늘었다. 이는 자폐증에 대한 인식이 향상돼 치료받는 환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폐증은 근본적 치료법은 없지만 검증된 방법으로 증상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세계 자폐증 인식의 날(4월 3일)’을 맞아 증상과 원인, 치료법 등을 자세히 알아봤다.

■증상 다양하고 연속적인 사회성발달장애

과거에는 사회성발달장애를 자폐증과 아스퍼거증후군 등으로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모두 통틀어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한다. 빛이 여러 가지 색으로 연이어 퍼져나가는 스펙트럼처럼 사회성발달장애의 증상도 다양하고 연속적이어서 따로따로 구분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다양한 증상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어려움 ▲부적절한 정서표현과 정서적교류 결핍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고정된 관심사 등이 나타난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유력한 것은 유전이다. 여기서 유전이란 부모에게 유전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정상기능을 못한다는 뜻이다. 즉 정상유전자를 이어받아도 유전자발현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뇌 발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2019년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스벤산딘 역학교수 연구팀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이스라엘, 호주 등 5개국에서 태어난 총 200만16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적 요인은 80%, 환경적 요인은 20%였다.

■개인별 맞춤치료전략이 중요

자폐스펙트럼장애환자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18~24개월 전후아이가 청력에 이상이 없는데도 이름을 부를 때 열 번 중 일곱 번 이상 반응하지 않거나 상대방과 얘기할 때 눈이 아닌 다른 곳을 보는 경우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이 때는 발현시기가 중요하다.

이밖에 ▲말이 유창하지 않고 몸짓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때 ▲단어와 문장은 구사하지만 대화를 주고받는 것이 어려울 때 ▲특정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등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증상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전문의가 환자 생후부터 병원방문시점까지의 발달력과 양육환경 등을 꼼꼼히 문진해 진단한다. 또 부모에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후 진단한다. 이때 공식적인 자폐진단평가도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검증된 치료법·주변 적극적인 지원 필요

아직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다. 다만 과학적으로 증상완화효과가 검증된 방법은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현혹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말아야한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보다 전문가와 아이의 발달정도, 증상을 고려해 검증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조기개입으로 최대한 빨리 진단하고 환자별 맞춤형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약물=자폐스펙트럼장애환자에서 관찰되는 충동성, 과잉행동, 불안, 수면장애, 공격성, 자해 등 문제행동조절에 도움이 된다. 다른 교육·치료적 중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행동치료=‘응용행동분석(ABA: Applied Behavior Analysis)’은 자폐스펙트럼장애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인간행동의 기본원리에 근거해 문제행동을 감소, 바람직한 행동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언어치료=언어발달지연환자에게 필수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환자는 말이 유창해보여도 언어활용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사회성 발달을 돕고 의사소통문제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심리·사회적 중재=자폐스펙트럼장애환자의 흔한 증상 중 하나는 불안이다. 이는 인지행동치료로 완화할 수 있다. 또 환자가족도 교육과 치료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한다.

배승민 교수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신체·정신적 건강도 매우 취약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에 대한 주변의 배려와 지역사회 지원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천근아 교수는 “우리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부족한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한다”며 “가정과 학교, 병원 등 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적극적 지원이 함께 이뤄졌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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