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머릿속에 물이 찬다면? 발작 불러오는 ‘뇌수두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머릿속에 물이 찬다면? 발작 불러오는 ‘뇌수두증’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3.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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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소형견이 발작으로 동물병원에 오면 다양한 뇌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 이야기할 ‘뇌수두증’도 발작을 부르는 뇌질환 중 하나다. 뇌수두증은 이름 그대로 머리에 물이 많이 차는 질환을 말한다. 정확히는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를 뜻한다.

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순환하는 액체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뇌를 보호, 영양분 공급, 노폐물 제거 등의 일을 한다. 뇌척수액은 지속적으로 생성·흡수되며 일정한 양을 유지하는데 뇌척수액이 너무 많이 생성되거나 제대로 흡수되지 못할 때 혹은 흐름이 막혀 순환에 문제가 생겨 뇌척수액이 증가하면 뇌수두증이 발생한다.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뇌척수액이 채워져 있는 공간인 뇌실이 부풀어 오르면서 뇌를 압박하고 뇌압이 올라간다. 뇌실이 압박하는 부분에 따라 다양한 신경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발작과 경련이다. 이 외에도 보행 이상, 사시, 시력 손상, 인지능력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뇌수두증은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기보다 선천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로 어린 나이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특히 치와와나 포메라니안 등과 같이 둥근 머리 모양을 가진 소형견에게서 해당 질환이 많이 발견된다. 해당 견종을 기르는 보호자라면 반려동물이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보일 때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뇌수두증은 기본적인 혈액검사와 X-ray를 바탕으로 MRI를 사용해 진단한다. MRI를 사용하면 뇌실에 뇌수척액이 얼마나 차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뇌의 어느 부분이 압박되어있는지 관찰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뇌수두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을 사용하는 내과적 치료와 수술을 통한 외과적 치료로 나뉜다. 내과적 치료는 뇌척수액의 과도한 생성을 줄이는 약물이나 배출을 돕는 이뇨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과다한 뇌척수액으로 상태가 많이 나쁘다면 두 가지 약물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약물을 사용해도 증상이 점점 악화하거나 치료에 효과가 없다면 뇌와 복강을 연결하는 관을 만들어 뇌척수액을 복강으로 보내는 VP shunt를 시행하게 된다.

뇌수두증은 신경과 연관된 질환으로 치료의 방법과 시기에 따라 예후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반려동물에게 맞는 치료를 받아 반려동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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