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수술로봇의 세계화, 그리 먼 미래 아닙니다”
“국산수술로봇의 세계화, 그리 먼 미래 아닙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3.3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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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한국수술로봇교육훈련센터장)

· ‘큐비스-스파인’ 공동개발 이어 교육훈련센터 이끌어
· 인재양성 더불어 국산수술로봇 수준↑, 세계화 고삐 바짝 

이성 교수는 “큐렉소 등 국내 의료로봇 기업들과 다방면에서 협력하며 국산수술로봇이 지닌 잠재력이 시장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구고령화와 맞물려 척추수술로봇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예고됐다. IBM 산하연구소 윈터그린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척추로봇시장은 2022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일찍이 간파한 큐렉소는 자사의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CUVIS-spine)’의 시장 진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든든한 파트너가 돼온 이성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 그는 큐비스-스파인의 공동개발자로 국내 최초 이 로봇으로 척추경나사못삽입술에 성공하는 등 수술로봇산업 발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해 큐렉소와 이성 교수는 더 돈독한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성 교수는 지난해 연세의료원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한국수술로봇교육훈련센터 수장을 맡았으며 큐비스-스파인은 이곳의 교육용 의료로봇으로 도입됐다. 이성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나눴다.  

- 큐렉소와의 협력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미국 스탠포드의과대학 방문교수 시절 한창 척추수술로봇에 관심을 두고 여러모로 연구 중이었습니다. 마침 큐렉소도 정형외과 수술로봇시장을 타깃으로 계속 로봇 개발에 몰두해왔더군요. 자연스레 큐렉소 연구진들에게 자문 역할을 하면서 개발에 합류했고 그렇게 척추수술로봇 ‘큐비스-스파인’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큐렉소는 우리 의료원과 2018년 업무협약을 맺고 신경외과는 물론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의료로봇을 연구개발하고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협력은 지난해 우리 의료원에 최초로 문을 연 한국수술로봇교육훈련센터(이하 교육훈련센터)에 큐비스-스파인이 도입된 것입니다. 우리 의료원은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산의료기기 교육·훈련 지원센터로 지정되면서 5년간 25억원을 투입, 국내 최초로 국산수술로봇교육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저는 사업책임자로서 교육훈련센터를 이끄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이성 교수는 지난해 10월 큐비스-스파인으로 국내 첫 척추경나사못 삽입술에 성공했다.

- 큐비스-스파인으로 첫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치셨습니다. 집도의로서 큐비스-스파인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수술받는 환자들은 척추관절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있어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척추경나사못을 삽입합니다. 큐비스-스파인은 바로 이 척추경나사못이 계획된 위치에 정확히 삽입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척추수술로봇입니다. 

먼저 꼽을 수 있는 장점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 방사선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어 안전한 환경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그전에는 이동형 엑스레이로 여러 번 촬영하면서 삽입위치를 확인해야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방사선 노출위험이 컸습니다. 하지만 큐비스-스파인은 실시간 위치추적센서를 기반으로 수술계획을 세우고 이후 별도의 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삽입위치를 확인하면서 자동으로 보정해줍니다.   

타 사 제품보다 조작이 쉽고 유연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또 2차원 영상뿐 아니라 3차원 영상도 적용할 수 있어 더욱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며 오픈플랫폼 기능(다양한 임플란트를 적용할 수 있음)이 탑재돼 어떤 제품과도 호환이 잘됩니다.  

- 로봇이 위치를 정확히 안내해도 결국 수술을 이끌어가는 것은 집도의일 텐데요. 로봇수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집도의의 풍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입니다. 큐비스-스파인이 안내한 위치에 척추경나사못을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은 오롯이 집도의의 몫입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수술계획을 조정해야한다고 로봇에 피드백을 줘야하는데 해당 수술에 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수술로봇과 집도의 간 오차를 줄이는 부분도 계속 고민하고 해결해나가야 할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큐렉소의 ‘큐비스-스파인(CUVIS-spine)’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척추수술로봇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상용화됐다.

- 교육훈련센터가 그 오차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이뤄지나요.   

주된 활동은 수술로봇의 교육과 훈련입니다. 교육대상은 곧 외과의사의 길을 걷게 될 레지던트와 펠로우이며 방사선사, 간호사 등 수술에 참여하는 기본 의료인력들도 교육을 받습니다. 현재 큐비스-스파인을 포함, 복강경수술로봇 레보아이(미래컴퍼니)가 교육용로봇으로 도입된 상태입니다.  

아울러 큐렉소를 포함해 다수의 국내 의료로봇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제품의 성능을 검증하고 치료 프로토콜과 가이드라인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외국 의료진에 대한 교육과 세미나도 구상해볼 생각입니다. 

- 교육훈련센터장으로서 포부도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육 인프라이자 수술로봇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오가는 소통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 이는 국산수술로봇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을 넘어 세계화에도 더 바짝 다가서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간 우리 의료원이 쌓아온 우수한 로봇수술실적과 연구역량은 센터 운영에 분명 큰 힘이 되리라 자부합니다. 인재양성은 물론, 제품 연구개발에도 힘 쏟아 수술로봇산업을 선도하고 세계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습니다.  

- 끝으로 큐비스-스파인의 향후 모델이 출시된다면 기술적으로 보강됐으면 하는 점이 있나요.   

2차원 영상과 3차원 영상이 모두 적용 가능한 큐비스-스파인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임상데이터를 축적, 이를 인공지능과 연결시키는 것입니다. 이는 로봇의 완전 자동화까지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큐비스-스파인은 수술을 계획하고 척추경나사못 삽입위치를 안내하는 그야말로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로봇의 완전 자동화가 이뤄지면 큐비스-스파인이 수술계획부터 척추경나사못 삽입까지 자동으로 진행하며 잘못된 수술계획도 미리 인식해 집도의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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