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마자 유박비료, 사료로 착각하고 먹었다간 큰일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마자 유박비료, 사료로 착각하고 먹었다간 큰일나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4.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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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어느덧 완연한 봄 날씨에 접어들면서 신나게 산책하는 강아지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다 보면 신경 써야하는 다양한 주의사항이 있다. 그중에서도 봄철에 산책을 한다면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유박비료’다.

유박비료는 유채, 쌀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비료다. 봄철에 화단, 산책로, 공원 등에 뿌려 묘목과 텃밭의 작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유박비료는 사료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고 고소한 냄새를 풍겨 산책하던 강아지가 무심코 주워 먹을 수 있다.

문제는 유박비료의 성분으로 피마자(아주까리)가 쓰였을 때 발생한다. 피마자기름을 짜고 남은 피마자 유박에는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6000배나 강한 ‘리신’이라는 맹독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피마자 성분이 포함된 유박비료는 독성이 매우 강해 강아지가 아주 소량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치사량에 육박한다.

피마자 유박비료를 섭취해 리신이 체내에 흡수되면 혈구가 응집되고 각 장기 세포를 파괴한다. 초기에는 ▲구토 ▲설사 ▲혈변 ▲황달 ▲발작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리신이 간, 비장, 근육 등으로 퍼져나가면 ▲간 손상 ▲혈관 손상 ▲부종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피마자 유박비료는 섭취한 후 6시간 이내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꽤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반려견이 피마자 유박비료를 섭취한 것이 의심된다면 진료를 받아야한다. 또 피마자 유박비료를 섭취하는 것을 발견했다면 발견 즉시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시작해야한다.

치료는 강아지가 피마자 유박비료를 섭취한 지 2시간 안에 빠르게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리신에 대한 해독제가 따로 없어 위세척, 활성탄 투약 등을 통해 리신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응급조치 후에도 강아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상태가 다시 나빠지지 않는지 확인해야하고 추가적인 손상을 막기 위한 수액 처치와 대증치료가 진행된다.

봄철 야외활동 중 보호자가 아주 잠깐 방심한 사이 강아지가 유박비료를 주워 먹는 일이 많다. 반려견과의 안전하고 즐거운 산책을 위해서는 반려견이 이물질을 주워 먹지 못하도록 항상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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