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 조기 진단 후 지속적인 관리가 답이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 조기 진단 후 지속적인 관리가 답이다
  • 문효석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l 정리·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4.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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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문효석 시흥 은계지구 고래동물병원 내과원장

요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꽃가루알레르기나 식이알레르기로 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기침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동물에서도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며 이 질병으로 반려견의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반려동물이 피부를 가려워하면 보호자 중 일부는 핥지 못하게 넥카라를 해놓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이를 사람으로 비교하면 피부가 가려운데 긁지못하게만 막는 것과 같다. 사람도 긁지 못하게 하면 짜증이 나고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많은데 동물에게도 동일하다.

본원에 오는 피부질환 반려견 대부분은 질병의 만성 경과로 짜증이 많으며 특히 얼굴을 만지는 것에 대해 극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심한 경우 사람에 대해 공격성을 보이기도 한다. 피부가 치료돼 상태가 호전되면 고통이 줄어 다른 생명체에 대해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는데 그제야 보호자가 조기에 치료해줄 걸 하고 후회하는 것을 많이 접하게 되며 이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강아지에서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많은 이유는 사람과 다르게 강아지 피부의 산도가 중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부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쉽게 취약하다.

알레르기 질환은 몸에 있는 IgA, IgG, IgM, IgE 등의 항체들이 항원에 대해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것인데 어떤 항체가 작용하냐에 따라 즉시형알레르기반응과 지연형알레르기반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보통 IgE에 연관된 알레르기반응을 즉시형알레르기반응으로 이야기하고 IgE 이외의 항체에 관련된 알레르기반응을 지연형알레르기반응이라고 부른다. 즉시형반응은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되고 주로 수 시간 내에 발현하게 되지만 지연형알레르기반응은 알레르기 항원에 자극되고 며칠이 지난 후에 발현될 수 있어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려울 때가 매우 많다.

환경알레르기반응(아토피)은 대부분 즉시형 반응이지만, 식이알레르기반응은 즉시형과 지연형이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어 알레르기를 위한 식이관리는 즉시형과 지연형 알레르기 검사를 모두 실시해야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식이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꼭 즉시형 알레르기인 IgE 이외에도 지연형 알레르기의 원인인 Non-IgE도 같이 평가해 가능하면 약물 없이 식이 관리로만 치료하려고 노력한다.

알레르기 치료의 기본은 알레르기 원인에 대한 회피이며 회피가 어려운 경우에 약물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사람에서는 탈감작 치료(면역치료)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강아지에서는 면역치료보다 전반적인 알레르기를 낮추는 약물을 먹거나 소양감을 낮추는 주사를 맞게 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먼저 시도해야 하는 처치가 다르다. 또 경구 스테로이드 제제의 장기간 사용은 피부 자체의 Barrier를 망가트릴 뿐만 아니라 몸의 호르몬에도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대부분 장기 사용은 좋지 않으며 필자는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만 사용한다.

환자마다 치료 방법이 다른데 각각의 치료 방법에 관해 설명해 보겠다. 우선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식이 및 환경관리가 가장 우선이며 이 환자는 약물치료 없이 식이·환경관리로도 극적인 상태 개선이 있어서 약물치료를 실시하지 않았다.

다음 환자는 타병원에서 알레르기 치료를 받았으나 지속적으로 피부 문제가 확인됐고 경구 스테로이드 장기복용으로 피부 자체의 장벽(Barrier)이 망가져 있는 상태였다. 이 환자는 알레르기 검사상 아토피와 식이문제가 동시 진단돼 약물 및 주사 치료를 실시했다. 상태는 점차적으로 호전돼 치료 전에는 가려워서 잠을 못 이루었으나 현재는 잠도 잘 자고 삶의 질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

마지막 환자는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소양감이 있어서 식이 관리를 했으나 호전이 거의 없어서 알레르기 검사를 실시했고 검사상 아토피로 진단됐다. 환자는 상태에 맞는 아토피 치료를 실시하였고 피부를 긁는 횟수가 매우 줄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어졌다.

환자마다 적절한 알레르기 치료 방법이 다른 만큼 병변의 양상과 환자 상태에 맞는 알레르기 치료가 필요하다. 또 알레르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가능하면 약물을 쓰지 않고 관리를 통해서 노출을 막는 것임을 기억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기본적인 식이 관리를 철저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알레르기는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하는 질병임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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