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예방·관리…‘체중조절’도 잊지 마세요
유방암 예방·관리…‘체중조절’도 잊지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4.2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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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유방암 위험요인 넘어 중증도도 높여
폐경 후엔 비만정도 따라 유방암 발병위험↑
비만은 유방암 위험요인이자 특정 유방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는 폐경 후에는 체중관리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방암의 발병위험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비만이 유방암의 중증도마저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유방외과 이정선 교수가 병원에서 치료받은 418명의 유방암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체질량지수(이하 BMI) 25㎏/㎡ 이상인 비만 여성은 정상 체중(BMI 18~25) 여성보다 유방암 중증도가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유방암 0기와 1기환자는 정상체중 여성 비율이 31.9%로 비만여성(27.3%)보다 높았지만 2기부터 병기가 올라갈수록 비만 여성비율이 높아졌다. 2기 유방암환자는 비만여성이 32.8%로 정상체중 여성(27.4%)보다 높았으며 3기는 비만여성이 9.8%, 정상체중이 7.8%에 해당했다. 4기는 비만여성이 2.7%로 정상체중 여성(0.7%)보다 무려 4배가량 더 높았다.

유방암 위험인자인 나이와 지역별 특징을 고려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정선 교수는 나이, 지역별 BMI 상위 75% 이상인 그룹과 75% 미만인 그룹의 유방암 중증도비율을 분석했는데 BMI 상위 75% 이상 그룹의 모든 연령에서 유방암 발생 시 중증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

종양 크기도 BMI 75% 이상 그룹이 평균 2.15cm로 BMI 75% 미만 그룹(1.91cm)보다 컸다. 전이된 겨드랑이 림프절 개수(Positive lymph node)도 BMI 상위 75% 이상 그룹이 1.75개로 75% 미만 그룹(1.02개)보다 많았다. 특히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는 유방암세포가 겨드랑이 림프절로 침범했다는 뜻으로 병의 진행정도를 비교하는 중요한 인자다.

이정선 교수는 “비만은 유방암의 위험요인이자 특정 유방암에서 치료결과를 나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살이 찌면 에스트로겐, 인슐린, 성장인자 등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증가해 특정 유방암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정선 교수는 “한편으론 비만이 자각증상을 통한 조기발견을 어렵게 해 이미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아 중증도가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0기와 1기와 달리 2기부터는 병기가 올라갈수록 BMI 상위 75% 이상 그룹에서 비만 중증도 비율이 높아졌다(그래프=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제공).

유방암은 조기발견 시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최신 암 통계(2018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환자 11만5080명 중 약 20.5%에 해당하는 2만3547명이 유방암으로 나타났다. 발병연령도 빨라져 최근에는 40~50대 여성뿐 아니라 20~30대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유방암환자가 늘어난 데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이로 인한 비만 증가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오세정 교수는 “유방암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지방질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 섭취,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에스트로겐이 급감하는 폐경 후에는 체중관리에 더 바짝 고삐를 당겨야한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재원, 장지원 가정의학과 전공의)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비만이 폐경 전후 유방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2009~2014 국가건강검진 및 암검진 프로그램 참여여성 약 600만명 대상)에 따르면 폐경 전에는 비만 정도에 따라 유방암 발생위험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폐경 후에는 비만 정도에 따라 유방암 발병위험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정상체중군(BMI 18.5~23)에 비해 ▲과체중(BMI 23~25) 11% ▲비만(BMI 25~30) 28% ▲고도비만(BMI>30)은 54%로 비만 정도에 따라 유방암 발병위험이 높아졌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폐경 전후 비만이 유방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이유는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폐경 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비만이 암을 일으키는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폐경 후 비만은 암 발생에 더 강한 영향을 주는 만큼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관리에 더욱 신경써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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