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크림이 ‘10초에 한 병’ 에센스로
인삼크림이 ‘10초에 한 병’ 에센스로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4.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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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이끈 대한민국 화장품 10선] ①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대한민국은 세계화장품시장을 선도하는 유명국가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줄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 화장품산업이 이른바 ‘K-뷰티’라는 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성장한 것은 미래가치를 내다보는 기업들의 안목과 비전, 이를 달성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때문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치실현을 통한 화장품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한층 드높인 국내 화장품업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대한민국을 빛낸 화장품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다. <편집자 주>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의 태동은 창업자 장원 서성환 선대회장의 어머니인 윤독정 여사가 1932년 동백나무열매에서 얻은 원료로 동백기름을 만들어 판매했던 때다.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도 아모레는 독자적 화장품 출시를 통해 꾸준히 브랜드를 키웠다. 그 결과 마침내 현재 아모레의 대표화장품 격인 ‘설화수’가 탄생했다.

인삼성분을 원료로 만든 최초의 한방화장품 ‘ABC인삼크림’

■ABC인삼크림에서 탄생한 설화수

한방원료화장품인 설화수의 탄생은 1964년 인삼성분을 원료로 만든 최초의 한방화장품 ‘ABC인삼크림’으로부터 시작됐다. 1960년 서성환 창립자가 프랑스 방문 시 향수의 주된 원료인 특정식물을 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삼을 떠올린 것. 지금이야 인삼이 매우 익숙한 소재이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 시절, 귀한 인삼을 얼굴에 바른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발상이었다.

인삼으로 유명한 개성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그는 화장품에 인삼을 어떻게 적용할지 연구를 거듭, 마침내 1966년 인삼을 원료로 한 ABC인삼크림 제조에 성공했다. 이것이 바로 설화수의 효시다. 이를 시작으로 아모레는 한방화장품브랜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모레퍼시픽 ‘한방과학연구센터’

■한방과 현대과학의 만남 ‘한방과학연구센터’

아모레는 보다 과학적이고 차별화된 화장품 개발을 위해 1954년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후암동에 연구실을 개설했다. 불과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출발, 이후 1957년부터 해마다 화장품선진기술 습득을 위해 연구원들을 유럽과 일본 등지로 보낼 만큼 아낌없이 투자했다.

지금의 한방과학연구센터는 인삼은 물론 설화수의 핵심원천기술을 포함한 한방원료와 최신과학을 융합해 설화수를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오래전 인삼을 화장품소재로 결정했을 당시 이를 과학적으로 밝힌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현재 피부 및 한방전문가 500여명의 연구진이 인삼뿌리에서 꽃잎까지 효능을 나타내는 모든 추출물을 연구해 관련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눈부신 연구성과를 보유하고 있다.

인삼보다 컴파운드 K가 6000배 많은 ‘진세노믹스’

■설화수의 핵심성분 ‘진세노믹스’

인삼의 유효성분은 인삼종류, 뿌리부위, 수확연도·시기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제조기술에 따라 효능 역시 크게 차이난다. 아모레는 오랜 연구 끝에 인삼에 들어있는 30여 가지 사포닌 중 피부에 탁월한 ‘컴파운드 K(Compound K)’라는 성분을 발견한다. 이는 콜라겐분해효소 활성을 억제하고 히알루론산 생성을 촉진해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주름개선효과를 준다.

하지만 컴파운드 K는 인삼에 1ppm 미만의 극소량만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화장품에 배합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컴파운드 K를 다량으로 얻기 위한 오랜 연구 끝에 사람의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효소를 적용, 인삼에 비해 컴파운드 K가 무려 6000배 많은 ‘진세노믹스’를 개발한다.

진세노믹스는 피부활성을 돕고 피부노화를 지연시켜주는 핵심성분으로 결국 설화수의 핵심가치가 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삼과 최신과학을 접목해 혹독한 실험을 거듭한 끝에 세계가 주목하는 화장품으로 우뚝 선 것. 이는 국내 화장품을 세계적으로 알리고자 했던 서성환 창업자의 집념과 도전, 노력이 이뤄낸 자랑스러운 결과다.

설화수의 대표 라인 ‘윤조에센스’

■전 세계 고객, 10초에 한 개씩 구매하다

2018년 설화수 라인의 윤조에센스는 전 세계 고객이 10초마다 1개씩 구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방과 과학을 접목한 설화수가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4년 홍콩진출이었다. 홍콩 내 핫플레이스를 공략하는 마케팅전략으로 제품은 물론 스파 등 다양한 뷰티서비스를 제공해 여심을 사로잡고 중국관광객까지 유입, 설화수브랜드를 공고히 했다. 이어 2010년 미국 세포라 주요매장에 입점하면서 럭셔리스킨케어로 웰니스뷰티(건강한 아름다움)트렌드에 동참하면서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

2011년에는 세계가 주목하는 화장품시장인 중국에 진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의 명품’ 한방화장품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둘 만큼 독보적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이후 2012년 대만과 태국, 싱가포르 등에 이어 2013년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까지 럭셔리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이후 2020년 세계 인구 2위인 인도 진출을 위해 인도의 최대 뷰티전문유통사인 ‘나이카(Nykaa)’와 협업했다. 화장품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인도인의 특성을 반영해 고려인삼원료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인도에 특화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에 힘썼다. 설화수의 진심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통한 것이다. 한방의 지혜와 현대과학을 접목한 설화수. 아모레의 다음 성공스토리가 못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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