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눈 속에서 카메라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단단해지고 혼탁해져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다¹. 국내 노인성안질환 중 발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으로^2,3 60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에게서 발병할 만큼 노년기에 흔하게 나타난다².

백내장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며 당뇨, 음주, 지나친 자외선 노출, 흡연, 연령, 유전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가장 주된 원인은 ‘노화’로⁴ 나이 들수록 백내장발생률도 함께 증가한다².

실제로 2020년 기준 백내장으로 진료받은 국내환자는 지난 4년간 약 12% 증가해 141만 명(141만2671명)을 기록했다⁵. 이 중 노년 백내장환자규모는 4년간 약 13% 증가한 111만명(111만4846명)으로 전체환자의 약 79%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⁶. 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백내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백내장도 적기에 발견할수록 치료성공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백내장과 노안의 특징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백내장증상을 노안으로 착각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노안은 먼 거리가 잘 보이는 반면 가까운 거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백내장은 먼 거리, 가까운 거리가 모두 흐릿하게 보이고 눈이 부시거나 상이 퍼져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4,7. 흔히 노안이 진행되면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돋보기를 사용하는데 백내장의 경우 안경교정을 통해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⁴.

백내장증상이 나타난 후에도 안과검진을 미루다가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오랫동안 시력저하로 고생하거나 드물게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⁴. 따라서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부처에서도 국민들의 백내장 예방 및 노인성안질환에 따른 실명위험 감소를 위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7,8.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이 백내장은 나이 들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난다⁹. 하지만 평소 눈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문제가 되는 질환을 적기에 치료한다면 백내장만큼은 ‘세월 앞에 장사 있다’고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백내장수술은 그 어떤 수술보다 성공률이 높고 최근 들어 포괄수과제 적용으로 수술접근성도 대단히 좋아졌다. 백내장 발병위험이 높은 50세 이상이라면² 1년에 한 번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받아 눈 건강을 점검하기 바란다.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백내장 등 안질환을 적절한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건강한 눈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ㅣ정리·장인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