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보존과의 숙명, ‘충치와의 전쟁’
[이상민의 건치로 지키는 백세건강] 보존과의 숙명, ‘충치와의 전쟁’
  •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ㅣ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5.12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치과병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언뜻 보면 다 똑같은 치과로 판단되지만 사실 치과에도 다양한 진료과가 있습니다. 치과에는 11개 전문의 과목이 존재하는데 이번 2021년에는 진료과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 치아가 아플 때 어느 진료과목을 찾아야 하는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주부터 살펴볼 진료과목은 보존과입니다. 보존과의 두 영역(충치치료, 치아신경치료) 중 충치치료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원장

지난 시간에 치아신경치료에 관해 알아봤다. 치과신경치료는 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살리기 위한 치료로 성공률은 80~90%정도라 어떻게 보면 생각보다 낮은 성공률을 갖는다. 따라서 치아를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해서는 충치가 악화돼 신경치료를 진행하기 전에 미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충치치료에 관해 가장 많이 고민을 하는 진료과는 ‘보존과’다. 사실 충치치료는 매우 간단하다. 충치를 제거하고 단단한 재료로 메워 넣으면 된다. 하지만 이때 ‘어느 수준까지 충치를 제거해야 하는지’ ‘어떤 재료로 메워 넣어야 하는가’ 등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때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검다고 모두 충치인가’라는 것이다. 실제로 충치는 검은색이다. 이런 까닭에 과거 많은 치과의사는 치아에 존재하는 검은색을 다 제거하고자 했다. 하지만 충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검다고 해서 모두 충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물론 충치가 시작되면 조금씩 검게 변한다. 하지만 표면에만 생긴 초기 충치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섣부르게 치료를 감행하면 건강한 치아의 삭제량이 많아진다.

충치는 세균에 의해 치아의 칼슘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칼슘이 빠져나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칼슘이 들어가서 다시 회복되는 과정도 포함된다. 문제는 검게 변한 색은 다시 하얗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충치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효율적으로 검은색을 삭제한다.

이때 치아의 칼슘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진행이 멈춘 충치를 ‘정지된 충치(arrested Caries/Cavity)’라고 한다. 더는 충치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은 부분을 제거할 이유가 없다. 정리하면 초기 충치와 정지된 충치는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두 번째로 충치를 메꾸는 재료에 관해 설명하려 한다. 2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한 충치치료 재료는 ‘아말감(Amalgam)’이다.

아말감은 중금속인 수은과 구리를 섞어 수은화구리가 되는 과정(수은화구리는 중금속인 수은과 전혀 다른 물질이다)을 이용한다. 아말감은 오랜 시간 사용된 재료인 만큼 안전성과 효용은 인정받았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아말감의 가장 큰 단점은 치아와 접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치아와 접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치아를 많이 삭제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 아말감은 물이나 침을 흡수해 부식된다. 따라서 부식되는 경계선에는 충치가 다시 생기기 쉽고 심미적으로도 매우 불리하다.

이에 아말감의 단점을 보완한 재료가 ‘글래스아이오노머(Glass Ionomer : 일명 G.I)’다. 일명 지아이라고도 불리는 글래스아이오노머는 치아와 결합 가능해 아말감보다 치아삭제량이 적고 색이 하얗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불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충치가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완벽한 재료가 없듯이 글래스아이오노머는 단단함과 접착력이 강하지 않다. 또 색깔 역시 탁한 하얀색으로 치료 후 색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나온 것이 ‘레진(composite resin)’이다. 레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으로 굳는 ‘자가중합형’과 파란빛을 쬐면 단단해지는 ‘광중합형’ 으로 나뉜다. 이때 자가중합형 레진은 섞는 비율에 따라 강도가 제각각이고 변색이 잘된다는 단점이 있다.

아말감과 글래스아이오노머, 자가중합형 레진은 현재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 재료로 국가가 미리 정한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광중합형 레진은 강도가 균일하고 변색이 잘 안되고 단단하지만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많은 치과의사의 바람대로 광중합형 레진도 국민건강보험이 돼 정말 좋은 재료로 마음껏 국민이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알아본 재료는 치과에서 치료가 한번에 끝나는 충치치료로 ‘직접충전법’이다. 하지만 충치가 매우 깊거나 큰 경우에는 두 번에 나눠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간접충전법’을 사용해야 한다. 다음 시간에는 간접충전법인 인레이, 온레이라고 하는 치료방법에 관해 알아보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