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자리가 더 좋은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정책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장관보다는 국회의원이 낫고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장관이 나은 것 같다.
문제는 국회의원이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정책에만 골몰하고 노력하기보다 정치인이다 보니 엉뚱한 것들에 얽매이고 인기에 영합하기 쉽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장관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고 임기가 짧아 ‘저러다 가겠지’라고 생각해 부처의 공무원들조차 실세 장관이 아니면 귀 기울지 않을 수 있다.
지인 가운데 국회의원을 했던 사람이 있다. 충분히 한 번 더 할 수 있는 사람인데 딱 한번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본인이 관심 갖고 노력하던 일들에 꼭 필요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됐고 그런 일들을 어느 정도 했으니 원래 하던 일로 돌아왔다고 한다. 나 또한 내가 생각하는 우리사회의 변화가 아무리 주장해도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을 때 ‘아! 이래서 국회의원이 돼야하나 보다’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의 질의 내용을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그저 교수나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정감사에서 문 의원이 주장한 요지는 이렇다. “우리나라는 혈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혈액부족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단순히 헌혈률을 높이려는 정책만을 고집하고 있다. 큰 틀에서 헌혈권장정책 자체의 문제점이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전문직 출신의 국회의원의 존재에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여야를 떠나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부러울 뿐이다. 왜 국회의원을 하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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