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질환의 유일한 대안 ‘줄기세포’
희귀·난치성질환의 유일한 대안 ‘줄기세포’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10.21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 줄기세포 연구 최신지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보건의료에 관한 한 전 세계가 더 깊이 머리를 맞대는 분위기입니다. 헬스경향은 언론사 최초로 다국어판을 운영하면서 해외에도 빠르게 국내 보건의료소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세계 석학들과 함께 하는 의학 대토론회’라는 기획기사를 마련했습니다. 각종 질환에 대한 최신치료법부터 미래의학에 발맞춘 보건의료발전방향까지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보건의료석학들과 소통하면서 독자들께 더욱 폭넓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여섯 번째 주제는 ‘줄기세포’입니다. 각국 석학들의 다양한 의견을 한눈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주>

줄기세포는 현 의료기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줄기세포는 현 의료기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들어 전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가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줄기세포’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19년 글로벌 줄기세포시장규모는 137억8000만달러(한화 약 15조6000억원)에서 매년 평균 10.2% 성장, 2025년에는 239억5000만달러(한화 약 27조1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번 토론참여자는 ▲한국 장윤실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장 ▲미국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 ▲미국 마이클 촙 오클랜드대학교 교수 등이다. 이에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 제8회 국제심포지엄의 핵심 주장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다.

■토론주요쟁점

재생의료는 ‘손상된 세포와 조직, 장기를 대체하거나 재생함으로써 정상기능을 복원하거나 새로 만들어내는 의료기술’로 그 핵심기술은 ‘줄기세포’다. 줄기세포는 현 의료기술로 치료하기 어려운 희귀·난치성질환의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세계 각국은 줄기세포의학연구소를 설립, 각종 난치질환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마이클 촙 오클랜드 대학교 교수, 미국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 한국 장윤실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장
미국 마이클 촙 오클랜드 대학교 교수, 미국 김광수 하버드 의대 교수, 한국 장윤실 삼성서울병원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장

- 줄기세포가 재생의료에서 중요한 이유는.

한국 장윤실 교수(이하 장) : 줄기세포는 그동안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던 난치성 또는 퇴행성질환 등에 있어 미래의학을 이끌어 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가 각광 받는 이유는 ‘다중분화능’ 때문이다. 다중화분화능은 한 개의 세포가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를 생산할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뜻하며 손상된 세포를 재생할 수 있다.

특히 줄기세포치료제 개발로 1500g 미만의 극소미숙아의 생존율이 늘고 있다. 또 2011년에는 신생아 기관지폐이형성증, 2014년 신생아 저산소허혈성뇌병증과 미숙아의 심한 뇌실내출혈에 대한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을 통해 지금까지 보존적 치료만 시행하던 아이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김광수 교수(이하 김) : 지금까지 파킨슨병치료는 증상조절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현재까지 증상악화를 막거나 손상된 뇌조직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줄기세포는 파킨슨병에 있어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했다.

실제로 2009년과 2011년 우리 연구팀은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 제작기술을 개발, 파킨슨병 동물모델에 적용한 바 있다. 또 2017년에는 역분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변화의 메커니즘을 규명, 임상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역분화기술을 개발해 부작용 없이 파킨슨증상이 현저하게 호전되는 것을 입증했다. 이밖에도 지난해에는 세계최초로 파킨슨병환자의 피부세포를 도파민신경세포로 변형해 뇌에 이식하는 임상치료에 성공했다. 하지만 향후 안전성과 효능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 다양한 줄기세포의 종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장 교수 : 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 등이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다양한 장기에 존재하면서 신체가 손상됐을 때 재생작용을 하는 세포로 골수, 탯줄 등에 있는 조혈줄기세포, 중간엽기질세포 등이 해당된다. 성체줄기세포는 분화방향성이 예측 가능해 비교적 안전하며 다양한 임상시험에 사용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배아조직 중 배반포라는 조직에서 얻어지며 신체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전분화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윤리적 문제가 있다. 반면 역분화줄기세포는(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피부나 혈액 등 자신의 세포를 거꾸로 되돌려 미분화상태의 세포로 역분화, 배아줄기세포처럼 전분화능을 갖고 있다. 역분화줄기세포의 경우 윤리적 문제도 없고 체세포로부터 복제가능을 거지치 않아 세계적으로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다.

미국 마이클 촙 교수 :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최근 줄기세포에서 연구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성체줄기세포 중 중간엽기질세포다. 이 세포는 항염증능, 면역조절능력, 분화능력이 뛰어나 난치성환자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다. 이미 중간엽줄기세포 이식치료법은 면역질환, 심혈관질환, 암, 간질환,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에서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활용한 뇌졸중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엑소좀은 핵산, 단백질, 지질 등을 손상된 세포나 조직의 국소미세환경으로 전달, 세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재생을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뇌졸중 후 혈관염증, 응고촉진 및 혈전촉진분자를 감소시키고 대뇌미세혈관을 회복시킨다. 동물실험을 통해 허혈성뇌졸중의 경우 신경보호 및 기능향상능력을 확인한 바 있다.

- 줄기세포연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떤 제한점이 있나.

장 교수 : 줄기세포는 미래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국가차원에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첨단바이오법’과 ‘연구중심병원’ 등 각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2014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 2016년 줄기세포재생의학센터에서 연구소로 승격하며 여러 제약사와 협업해 ▲첨단줄기세포치료제 ▲줄기세포유래물질치료제 ▲대체장기 ▲환자유래질병기반 신약발굴 등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내외 플랫폼, 제조, 생산, 유통 등 프로세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 교수 : 줄기세포는 매우 효용성 있는 의료분야다. 하지만 아직 검증해야 할 단계가 많다. 가령 현재 연구 중인 파킨슨병의 경우 동물실험에서는 성공했지만 환자임상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과거 파킨슨병치료를 위해 태아뇌세포를 환자의 뇌에 이식하는 동물실험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환자들에게 적용했을 때는 동물실험과 달리 증상호전이 뚜렷하지 않았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처럼 줄기세포는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기까지 사회·경제적 비용, 부작용, 윤리문제 등 장시간에 걸쳐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