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만 경계? 조금씩 매일 술 마셔도 ‘소화기암’ 발생위험↑
폭음만 경계? 조금씩 매일 술 마셔도 ‘소화기암’ 발생위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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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음주하면 소화기암 발생위험 1.4배↑
1회 음주량보다 음주빈도가 더 영향 미쳐
소량으로 반주하는 습관성음주도 경계해야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한번에 술을 많이 마시는 폭음만큼이나 소량으로 조금씩 매일 술을 마시는 것도 소화기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유정은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공동연구팀은 평균 음주량뿐 아니라 음주빈도가 소화기암 발생의 주요 위험요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음주량과 암 발생 간의 연구에 비해 음주패턴이 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연관성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수검자 중 암 진단 이력이 없는 만40세 이상의 성인 약 1100만명을 대상으로 음주패턴에 따른 소화기암 발생을 2017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의 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비음주군 ▲경도 음주군(0~104g/주) ▲중등도 음주군(105~209g/주) ▲과음군(≥210g/주)으로 구분하고 주당 음주횟수(음주빈도) 및 1회 음주량 등 음주 패턴에 따른 소화기암 발생위험도를 비교했다.

소화기암 발병위험도는 음주량, 음주빈도와 비례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음주군의 소화기암 발병위험도를 1로 봤을 때 과음군과 매일 음주하는 경우 위험도는 각각 1.28, 1.39로 높아졌다. 반면 1회 음주량을 기준으로 5~7잔까지는 위험도가 증가하지만 그 이상 늘어나더라도 위험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소화기암 발생은 주당 알코올 섭취량에 따라 증가, 과음군의 소화기암 발생위험은 비음주군보다 1.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음주패턴에 따른 분석결과에 따르면 소화기암 발생은 음주빈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매일 음주하는 경우 전혀 음주하지 않는 경우(대조군)에 비해 1.39배 높았다.

반면 1회 음주 시 5~7잔(건강한 성인이 한 시간에 해독할 수 있는 순수 알코올 양 8g을 기준으로 한 표준잔)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는 대조군에 비해 소화기암 발생이 1.15배까지 높아졌지만 1회 음주량이 그 이상으로 늘어나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소화기암 발생위험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이는 음주빈도가 1회 음주량보다 소화기암 발생에 더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며 “이러한 결과는 소화기암 발생부위별(식도, 위, 대장, 간, 담도, 췌장)로 나눠봤을 때도 거의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암 발생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에서는 1일 음주량을 남성은 2잔, 여성은 1잔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는 등 알코올 섭취량에 대해서만 제시하고 있다.

유정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총 음주량뿐 아니라 음주빈도가 소화기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습관성 반주나 혼술 등 소량이더라도 자주 음주하는 습관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JAMA Network Ope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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