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조현병, 사회의 관심과 약물치료로 ‘마음의 줄’ 조율한다
[카드뉴스] 조현병, 사회의 관심과 약물치료로 ‘마음의 줄’ 조율한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06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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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사회의 관심과 약물치료로 ‘마음의 줄’ 조율한다

조현병에 대해 아시나요?

이제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정신질환 중 하나인 ‘조현병’.
여러분은 조현병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아시나요?

‘조현’은 ‘현악기의 음률을 고르다‘라는 뜻입니다.

즉, 조현병은 ‘조율되지 않은 현악기의 줄처럼 정신과 마음의 기능이
잘 조절되지 않아 나타나는 병’이라는 뜻입니다.

사회적 편견 해결 위해 만들어진 이름 ‘조현병’

조현병은 이전에 ‘정신분열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당시에는 ‘정신분열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현상이 심각했으며 질환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
잘못된 오해나 편견이 치료의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질환 및 치료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기 위해 2012년에
‘조현병’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것입니다.

조현병에 대한 지속적인 낙인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는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조현병 범죄‘에 대한 자극적인 기사가 지속적으로 게재되면서 조현병환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다시금 굳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현병환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악순환

사회적 편견은 조현병환자의 조기진단·치료에 심각한 장벽이 됩니다.

우선 주변 시선을 의식한 환자들이 정신의료기관에 가서 진단받는 것을 두려워하게 돼
치료 기피·지연을 초래합니다.

또 치료가 완료된 이후에도 사회 복귀를 막는 장해요소로 작용해 정신질환자를
경제적·사회적으로 소외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조현병의 빈번한 재발과 장기입원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사회적 편견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낳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국내 치료 중인 조현병환자, 추정 환자수의 23%에 불과

조현병의 전 세계적 유병률은 1%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에 약 2000만명의 조현병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국내에는 약 51~2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조현병 진료인구는 12만명에 불과합니다.

아직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40만명에 달하는 것입니다.

미진단 환자 발굴 및 적극적 치료가 가능한 환경 마련돼야

실제로 조현병환자들이 가해자인 사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환자가 정확한 진단 또는 치료를
거부하거나 스스로 치료를 포기한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현병에 대한 악순환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을 활성화시켜 미진단 환자를 발굴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발병 5년 이내 치료 시작하면 ‘일상생활’ 가능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치료·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조현병 치료의 ‘골든타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골든타임은 최초 진단 후 5년 이내로 이 시기에 약물치료를 임의로 중단한 환자의 80% 이상은
재발을 경험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즉 증상 발현 후 초기에 꾸준한 치료와 적절한 관리만 받는다면 특별한 문제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조현병 치료, 관건은 약물 순응도 관리

조현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약물 치료의 유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신질환자는 약물 치료 중에 스스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생각해 약을 끊거나
약을 불규칙적으로 복용·투약하는 ‘약물 비순응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란?

이러한 ‘약물 비순응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장기지속형 주사제(LAI, Long-Acting Injection)’입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1회 투여 시 일정 기간 동안 체내에서 약물 농도가 균일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불규칙한 복용·투약에 따른 치료 효과 변화의 가능성이 경구제에 비해 낮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조현병의 재발률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조현병환자 A씨(남, 20대)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사례

중·고등학교 시절 소극적이고 조용한 학생이었던 A씨는 갑자기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며
식사를 거부하는 증상을 보였고 장기지속형 주사제와 경구제를 병용하며 조현병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병이 주위에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 경구제의 부작용으로 A씨는 임의로 모든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이후 점차 신경이 예민해지고 주변 시선에 민감해지면서 다시 치료 필요성을 느꼈고 그후엔 경구제 없이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를 유지했습니다.

대학 진학 후에는 개인 시간을 고려해 세 달에 한 번 투약하는 주사제로 변경한 후 현재까지 재발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 유효성과 편의성에 대한 장점 모두 갖춰

이처럼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환자의 사회적 복귀를 돕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 달 혹은 세 달 주기로 1회만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의 불편함을 줄이고
장기 입원에서 벗어나 환자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국내와 해외의 조현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조현병 치료 초기부터
장기지속형 주사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정부, 장기지속형 주사제 치료 지원 위한 정책 펼쳐

정부에서도 꾸준한 조현병 관리를 위해 장기지속형 치료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치료비 지원 정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0일, 정부는 조현병 의료급여 외래환자 대상 장기지속형 주사제 처방 시 치료비의
개인 부담률을 10%에서 5%로 낮추는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도움말 대동병원 박승현 진료부장

“환자가 사회에 복귀해 직업을 갖고 다른 사람들처럼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조현병 치료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우리나라도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조현병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정보가 많아 환자들이 적극 치료받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현병의 조기 진단에서부터 관리, 사회복귀까지 관련 제도와 인프라가 종합적으로 갖춰지고
조현병에 대한 인식 개선 노력이 지속된다면 환자와 보호자의 삶이 한층 더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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