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하면 체격 작다? 기우입니다!
‘모유수유’ 하면 체격 작다? 기우입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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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이후에는 분유/혼합수유아와 큰 차이 없어
엄마, 아이에게 이로운 점 많아…적극 권장돼야
그간 모유수유한 아이들은 분유수유를 한 아이보다 체격이 작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국내 모유수유 소아의 실측치를 기반으로 분석한 바, 4세 이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에게 두루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유에는 아기의 지능·신체발달에 필요한 영양소와 감염을 예방하는 면역글로불린이 풍부하고 엄마와의 피부교감으로 아기의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엄마에게도 이롭다.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 옥시토신이 분비돼 산후출혈을 예방할 수 있고 골다공증, 유방암, 난소암 등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도 줄어든다.

하지만 모유수유아는 분유수유아보다 영아기에 체중이 적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어 엄마들은 막상 모유수유를 시작해놓고도 걱정이 한가득이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모유수유에 대한 오해를 없애고 적극 권장하기 위해 브라질, 가나, 인도, 노르웨이, 오만, 미국 등 6개국의 소아 중 4개월 이상 완전 모유수유한 건강한 소아의 키와 체중 계측치를 이용, ‘모유수유아의 최적 성장기준’인 WHO 소아 성장도표를 2006년 발간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완전 모유수유아의 성장 데이터는 부족해 여전히 부모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었다. 비록 2017년 한국 소아 성장도표가 발표되긴 했지만 이는 여전히 WHO 소아성장도표를 기반으로 해 실제 임상에서 접하는 아이들의 체격과는 괴리가 있었다.

박미정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의료진이 우리나라 모유수유아와 분유/혼합수유아의 체격 상태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박미정·김신혜·강신영 교수)과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만용 교수팀은 2006~2015년 영유아검진을 받은 안동 54만7669명(생후 6개월~6세)의 체격상태를 분석한 결과, 모유수유아의 체격은 4세 이후 분유/혼합수유아와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후 6개월~4세까지는 완전 모유수유를 한 소아가 분유수유 또는 혼합수유를 한 소아에 비해 키와 체중이 작았지만 생후 4세 이후에는 이러한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비만도를 의미하는 BMI는 완전 모유수유 소아가 분유/혼합수유 소아에 비해 2세 때만 낮았고 이후에는 모유/분유수유아 간 차이가 없었다.

특히 WHO 소아 성장도표를 비교했을 때는 한국의 완전 모유수유 소아의 경우 2세 6개월 미만, 그중에서도 1세 미만에서 수유 형태에 관계없이 WHO 성장도표에 비해 키가 크고 체중이 무거워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박미정 교수는 “모유수유의 많은 장점을 생각할 때 적극 권장돼야 한다”며 “국내 모유수유 소아의 실측치를 기반으로 한 국가적인 성장도표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던 만큼 이번 연구결과가 부모의 걱정을 덜고 임상현장의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2021년 11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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