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 다양한 탈모…‘샴푸’로 증상 완화 기대해선 안 돼
유형 다양한 탈모…‘샴푸’로 증상 완화 기대해선 안 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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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유형 진단 후 의학적치료로 해결해야

# 직업 특성상 숙소 생활을 하는 30대 남성 김 씨. 휴무일에 맞춰 본가에 들르곤 하는데 그때마다 어머니는 김 씨의 휑해진 머리를 보고 병원 치료를 권유했다. 하지만 김 씨는 탈모에 좋다는 샴푸로 바꿨으니 차츰 좋아질 것이라면서 오히려 불같이 화를 냈다.

탈모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 아니다 보니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겠거니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대한모발학회가 2040 남녀 3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9%가 탈모를 의학적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정작 병원을 방문한 비율은 26.9%에 그쳤다. 대신 이들은 탈모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샴푸 및 앰플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66.6%).

시중에는 탈모증상완화 효과를 내세운 샴푸들이 많지만 탈모는 유형별로 관리방법이 다른 만큼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먼저다. 게다가 현재는 모든 탈모 유형에 대한 효과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기능성화장품 가이드라인도 없는 실정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모든 탈모 유형에 효과 X…임상시험 대상 범위 한정적

샴푸는 탈모환자들이 가장 ‘혹’하기 쉬운 비의학적인 방법이다. 큰 어려움 없이 쓰던 샴푸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 탈모 증상 완화, 탈모 완화 성분 포함 등의 광고 문구도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탈모샴푸는 현재 기능성화장품에 속한다. 본래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다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재평가를 통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전환됐다.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는 나이아신아마이드, 살리실릭애씨드 원료를 포함한 제품들이 있다.

식약처는 이 중 ▲덱스판테놀 0.2%, 살리실릭애씨드 0.25%, 엘-멘톨 0.3%를 함께 함유한 샴푸 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0.3%, 덱스판테놀 0.5%, 비오틴 0.06%, 징크피리치온 액(50%) 2%를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고시성분으로 인정하고 이러한 고시성분을 함유한 샴푸에 대해선 임상시험을 면제하고 있다.

문제는 2018년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의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이 개정됐는데 이 가이드라인의 임상시험 대상은 남성형탈모만이라는 것. 즉 휴지기탈모, 원형탈모 등 다른 유형의 탈모는 배제됐다. 따라서 식약처 허가를 거쳐 출시된 시중의 샴푸들이 모든 유형의 탈모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탈모 유형 정확히 진단 후 조기에 의학적치료 시작해야

탈모 치료의 정석은 자신이 어떤 유형의 탈모인지 정확히 진단받고 그에 맞는 의학적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하루에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 빠지거나 ▲머리 감은 지 24시간이 지난 상태에서 20개의 머리카락을 엄지와 검지로 잡고 가볍게 잡아당겼을 때 5개 이상 빠지는 경우 ▲비닐봉지에 3일간 연속해 빠진 머리카락을 모았을 때 하루 평균 80개 이상이라면 탈모를 의심하고 일단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이마와 정수리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면서 숱이 적어져 이마선이 점차 뒤로 밀린다면 남성형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성형탈모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치료(먹는 약 또는 바르는 약) 등 조기에 의학적 치료를 시작해야 탈모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약물치료를 할 경우 부작용이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우려해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샴푸로 탈모를 해결해보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하지만 남성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구용 약제의 임상연구에 따르면 약물과 관련한 성기능 이상반응은 1~2% 정도만 나타났으며 복용을 중단한 경우 이러한 이상반응도 바로 소실되는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탈모는 치료를 미루면 미룰수록 점점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에 자신에게 맞는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면서 “기능성 화장품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은 제품의 효능을 보장할 수 없으며 탈모 완화보다는 두피 염증의 완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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