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환자에겐 약주도 ‘독’…금주는 불가피한 선택
통풍환자에겐 약주도 ‘독’…금주는 불가피한 선택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1.0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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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는 증상 따라 조절 가능
음식도 무조건 절제할 필요 없어
모든 술은 통풍 위험↑…금주 필수

 

알코올은 고요산혈증 및 통풍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 발작은 음주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금주만큼은 필수적으로 실천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통풍’이 젊은층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37.3만명이던 통풍환자는 2020년 46.7만명으로 5년 새 5.8% 증가했는데 여전히 40~50대 환자가 가장 많았지만 30대 환자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젊은층은 통풍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알더라도 이 병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이에 대중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들을 중심으로 통풍에 관해 자세히 짚어봤다.

■통풍은 남성의 병?

통풍은 남녀 모두 걸릴 수 있지만 남성에서 발생위험이 훨씬 높다. 실제로 환자의 90% 이상이 남성이다. 남성호르몬은 통풍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요산이 배출되는 것을 막는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요산 배출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에 접어들기 전까진 여성에서 통풍은 흔하지 않다.

■통풍은 갑자기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진단에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통풍은 이미 고요산혈증 상태가 오래 지속돼 발생한다. 고요산혈증은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 과다 축적돼 혈중 요산수치가 높은 것을 말한다.

요산은 크게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돼 있는 퓨린이 분해되거나 우리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혈중 요산이 정상범위 내로 유지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요산수치가 높아져 고요산혈증이 발생한다.

고요산혈증 자체는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지만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요산이 관절 연골이나 주변에 쌓여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통풍성관절염이다. 이후에도 치료받지 않으면 결국 만성결절성 통풍으로 진행돼 전신의 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등에서 통증 시작된다?

통풍은 처음에 한 관절만 침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시작은 ‘발’이다. 특히 발등과 엄지발가락 부근에 통증이 심하다. 혈액 속 요산이 쌓일 때 엄지발가락부터 쌓이기 때문이다. 이후 발등, 발목, 뒤꿈치 등으로 이동하면서 발 전체가 붓고 열감이 심해진다. ▲하루 이내 갑자기 관절이 붓고 아픈 부위를 만지면 열감이 느껴지는 경우 ▲통증이 있는 관절부위에 붉은 발적이 보이는 경우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한 경우 등은 통풍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고려대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는 “통풍이 찾아온 이후에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 만성화돼 몸 여러 곳에 요산 덩어리로 이뤄진 다양한 크기의 결절이 나타나며 전신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풍도 당뇨병처럼 합병증 많다?

통풍이 만성으로 진행되면 발을 넘어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 여러 관절에 동시다발적으로 관절염이 발생한다. 고려대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는 “이 시기에 이르면 통풍의 합병증 발생위험도 높아져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며 “통풍은 신장질환,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 등 다양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1. 신장질환

요산이 신장에 과다 축적되면서 신장 기능이 서서히 나빠져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돼 혈액 투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성 신부전뿐 아니라 급성으로도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또 통풍환자의 10~25%에서는 신장, 요관, 방광에 요산으로 된 요로 결성이 생겨 혈뇨 및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2. 고혈압

통풍환자 중 25~50%에서는 고혈압이 동반되고 고혈압환자의 2~14%에서는 통풍이 동반된다. 특히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잘 발생하는데 이 경우 다른 합병증위험도 높아져 철저히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3. 비만

비만은 통풍과 매우 강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비만으로 인해 고요산혈증, 고혈압,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가 악화될 수 있다.

4.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

통풍환자의 80%에서는 고지혈증이 동반되고 통풍의 원인물질인 요산이 혈관에도 쌓여 동맥이 딱딱해진다. 이로 인해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5.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지질혈증, 고혈압, 당 대사이상 (당뇨) 등이 동반된 질환으로 이 경우 고요산혈증이 흔히 나타난다.

평생 약 복용해야 한다?

통풍은 재발이 잦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약물치료 시기는 환자마다 다르다. 이영호 교수는 “과거에는 요산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요산강하제를 복용하도록 했으나 요산수치가 높다고 다 통풍이 생기는 건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치료하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회 이상 급성 통풍발작 병력이 있거나 만성 결절성 통풍이 있는 경우 혈중 요산수치를 5mg/dl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요산강하제를 복용한다. 단 갑작스런 요산수치저하로 통풍발작이 유발될 수 있어 담당 의료진과 상의를 통해 약물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금주는 무조건 해야 한다?

잘 모르는 사람도 통풍 하면 맥주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알코올은 고요산혈증 및 통풍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알코올은 요산생성을 높이는 반면 요산배설은 감소시켜 고요산혈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모든 통풍환자에게 금주는 필수다. 

특히 만성 알코올 섭취는 퓨린 생성을 증가시켜 통풍 위험을 높이는데 맥주는 특히 주류 중에서도 가장 많은 퓨린을 포함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맥주 외 다른 알코올도 고요산혈증과 통풍 발생위험을 높여 다른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 

음식도 최대한 가려 먹어야 한다?

음식은 사실 혈중 요산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무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이영호 교수는 “퓨린이 거의 없는 무퓨린 식사를 하더라도 혈중요산은 1mg/dl 정도만 내려가며 퓨린이 전혀 없는 식사는 맛이 별로 없어 오랫동안 유지하기 매우 힘들다”며 “극도로 절제된 식사요법보다는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단 약물치료를 계속해도 혈중 요산수치가 감소하지 않거나 자꾸 관절염이 재발하는 사람은 퓨린이 아주 많이 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먹어도 되는 음식 <제1군(0~15mg)>

-> 달걀, 치즈 우유, 곡류 (오트밀, 전곡은 제외) 빵 대부분의 채소, 과일 설탕

회복 후 먹어도 됨 <제2군(50~150mg)>

-> 고기류 가금류, 생선 조개, 콩, 시금치 버섯, 아스파라거스

피해야 될 음식 <제3군(150~800mg)>

-> 내장(심장, 간, 지라, 신장, 혀, 뇌 등) 육즙 거위, 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메주 효모,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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