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한쪽이 갑자기 찌릿…치통? 아니 ‘삼차신경통’
얼굴 한쪽이 갑자기 찌릿…치통? 아니 ‘삼차신경통’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2.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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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벤 듯한 예리한 통증 나타났다 사라졌다 반복
치과치료 후에도 통증 계속되면 신경외과 진료 필요
약물치료, 수술로 통증 완화…외출 시 얼굴 보온 중요
삼차신경통은 피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정확히 진단되면 다양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고 통증 조절효과도 높다. 치아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얼굴 부위에 원인 모를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빨리 신경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흔히 한쪽 얼굴, 특히 아래턱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 가장 먼저 치통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치아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통증이 계속 되면 뇌의 문제로 발생한 ‘삼차신경통’일 수 있다. 무엇보다 삼차신경통은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부는 이맘때와 칫솔질, 로션 바르기 등 우리가 매일 하는 일상 동작에 의해 악화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삼차신경은 12개의 뇌신경 중 제5뇌신경으로 불리는 가장 큰 뇌신경으로 이마, 뺨, 아래턱의 감각을 담당한다. 삼차신경통은 바로 이러한 삼차신경에 이상이 생겨 얼굴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아직 잘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국내 삼차신경통환자는 2018년 6만9343명에서 2020년 8만1292명으로 2년간 꾸준히 늘었다. 특히 50대 이상 중년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삼차신경통환자는 꾸준히 늘었지만 대부분 뒤늦게 병을 알게 된다. 삼차신경통은 한쪽 얼굴이 시큰·찌릿하거나 칼로 벤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얼굴(주로 뺨이나 턱)에 갑자기 발생하는데 이때 치아나 턱관절문제로 생각해 치과부터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허륭 교수는 “많은 삼차신경통환자들이 치과를 먼저 찾지만 충치치료와 신경치료를 해도 통증이 여전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는 삼차신경통을 의심하고 신경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 삼차신경통 자가진단법

1. 한쪽 얼굴의 특정 부위(뺨, 턱, 코끝, 이마 등)에 통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한 부위에서 유발돼 한쪽 얼굴 전체로 퍼지긴 하지만 반대쪽으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2. 통증이 하루종일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격심한 통증이 수초~수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3. 얼굴의 특정 부위에 감촉을 하거나 말을 하거나 씹을 때 통증이 더 강하게 유발된다.

4. 통증 양상은 칼에 베이는 듯하거나 감전된 것 같고 예고없이 갑자기 발생한다.

5. 일반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다.

6. 잘 때는 통증이 없다.

삼차신경통의 90% 이상은 삼차신경이 뇌혈관으로부터 압박받으면서 발생한다. 단 10% 정도는 뇌종양이나 뇌혈관기형 등 다른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면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MRA검사를 통해 신경에 대한 혈관 압박여부와 종양, 혈관기형 존재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삼차신경통으로 진단되면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삼차신경통 역시 통증 정도와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증감소를 위해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통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거나 어지럼 등 부작용이 심한 경우 미세혈관감압술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삼차신경통은 한의학적 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침치료와 함께 봉침요법을 활용한다. 봉침요법은 살아있는 꿀벌의 독낭에서 봉독을 정제해 약침제제로 가공한 후 인체의 혈자리에 적정량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봉침요법은 국내외 다수의 연구를 통해 강력한 진통 및 소염효과가 있음이 밝혀졌고 최근 신경기능 회복에도 효력이 있다고 보고됨에 따라 삼차신경통 통증을 감소시키는 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며 “여기에 전기침요법과 자신의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보다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차신경통의 예방법은 따로 없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외과 박동혁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미리 막을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통증 횟수를 줄이면서 얼마든 일상에서 관리 가능하다”며 “특히 삼차신경통은 칫솔질할 때, 물 마실 때, 하품할 때, 세수할 때 등 일상생활 중 불시에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서 얼굴에 예리하고 날카로운 통증을 한 번쯤 느꼈다면 신경외과 진료를 꼭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또 삼차신경통은 찬 바람에 의해 악화돼 평소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출 시에는 얼굴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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