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심리학] 왜 우린 연애할 때 ‘밀당’을 즐길까
[속 보이는 심리학] 왜 우린 연애할 때 ‘밀당’을 즐길까
  • 강인희 기자
  • 승인 2013.11.1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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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우리도 모르게 작용하는 재미있는 심리에 대해 알아보는 강인희 기자의 ‘속 보이는 심리학’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지인의 소개로 파티에 참석한 ‘재스민’은 그곳에서 외교관 ‘드와이트’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다음 날 드와이트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안절부절 못 하는 재스민. 드디어 핸드폰이 울린다. 하지만 재스민은 핸드폰을 바로 받지 않고 몇 번 더 전화벨이 울린 뒤 받는다. 전화를 받고도 마음속으로 열을 센 뒤 드와이트에게는 고객과 얘기중이였다고 바쁜 척을 한다.

영화 ‘블루재스민’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보면 남자들의 반응은 ‘왜 저래?’ ‘정말 여자들은 저래?’라며 의아해 하겠지만 대다수의 여성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것이다.

기자도 스무 살 새내기 시절, 좋아하는 이성이 생겨 같은 학과선배에게 연애상담을 받은 기억이 난다. 선배는 연애 초보인 기자에게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락할 때 꼭 지키라며 몇 가지 팁을 알려줬다.

첫 번째, 문자에 답문을 바로하지 않고 10~15분 사이에 한다. 두 번째,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세 번째, 맘에 드는 이성에게 전화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받지 말 것 등을 지키라고 선배는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쉬운 여자가 되지 말고 애간장을 태워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문자 응답시간에 대한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10~30대 남녀 9만2419명의 대화를 분석한 결과, 관심 있는 이성에게는 10분 이내에 답장한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 남성이 여성에 비해 관심 있는 이성에게 더 일찍 응답하고 마음에 없는 이성에게 더 늦게 응답한다고 한다.

실험에서 남자는 평균적으로 매우 관심 있는 이성에게 9분, 관심 있는 이성에게 17분, 관심 없는 이성에게 31분, 전혀 관심 없는 이성에게 44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도 각각 10분, 17분, 22분, 33분이 소요됐다. 이 결과를 통해 이성의 감정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연애에서 밀고 당기기(이하 밀당)가 필요한 이유를 이성간에 설렘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나란 사람을 속속들이 다 알려주기 보다는 언제나 새롭고 상대를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 바로 ‘밀당’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무리하게 밀당하면 실패할 수 있다. 과한 것은 모자란 만 못하기 때문. 밀당은 연애에 양념정도이지 본질이 되면 곤란하다. 지금 핸드폰을 들고 좋아하는 이성에게 문자를 보내보자. 답장이 20분이 넘지 않는다면 이 가을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조금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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