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형 간이식대기자, 뇌사자 배분시스템 문제로 이식 차별
O형 간이식대기자, 뇌사자 배분시스템 문제로 이식 차별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3.11.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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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형 간이식 대기자는 다른 혈액형에 비해 뇌사자 간 배분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외과 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교수)은 2008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국내 뇌사자 간이식 1301건을 기증자와 수혜자 혈액형을 비교분석했다.

혈액형별 뇌사기증자와 수혜자 비율을 살펴보면 A형 1.04(수혜자 479명, 기증자 457명), B형 1.13(수혜자 376명, 기증자 333명), AB형 1.63(수혜자 217명, 기증자 133명), O형 0.61(수혜자 229명, 기증자 378명)이었다.

같은 혈액형인 뇌사기증자 100명이 발생하면 AB형은 163명, O형은 61명이 간 이식을 받은 셈이다. 혈액형 간 불평등 원인은 국내 뇌사자 간 배분시스템 탓이다.

국내는 CTP(Child-Turcotte-Pugh : 말기 간질환자의 질병 중증도 표지)점수로 이식 대기자의 응급도를 결정해 1, 2A, 2B, 3, 7등급으로 구분한다. 1, 2A등급은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에 사망이 예상되는 위급상태이며 2B, 3, 7등급은 당장 이식이 필요한 군은 아니다.

1, 2A등급 중 뇌사자와 같은 혈액형 대기자에게 가점 10점, 이식 가능한 다른 혈액형 대기자에게 가점 5점이 부여된다. 기타 중중도 점수와 합산해 총점이 높은 순서대로 뇌사자 간이 배분되며 그 후 2B등급 대기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순차적으로 배분된다.

A형 뇌사자 간은 당장 이식이 필요한 1, 2A등급 A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순으로 배분된 후 2B등급의 A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에게 배분된다. B형 뇌사자 간은 B형, AB형, AB형 뇌사자 간은 AB형에게 같은 방식으로 배분된다.

이에 반해 O형 뇌사자 간은 1, 2A등급의 O형, A형, B형, AB형 중 총점이 높은 대기자 순으로 배분돼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배분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O형 뇌사자 간이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비율이 1, 2A등급에서는 44.4%, 2B 등급에서는 30.7%로 나타나 2B등급에서 다른 혈액형에게 이식되는 A형 뇌사자 간 3.9%, B형 뇌사자 간 6.2%, AB형 뇌사자 간 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연구팀은 O형의 간이식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O형 뇌사자 간을 1, 2A등급 대기자에게는 기존의 방식대로 배분하되 2B 등급에서는 O형 대기자에게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O형 뇌사자 간이식 비율이 기존 0.61(수혜자 229명, 기증자 378명)에서 0.70(수혜자 267명, 기증자 378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광웅 교수는 “뇌사기증자의 간은 한정돼 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혈액형에 따른 배분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지금의 뇌사기증자 배분시스템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이식 학술지인 ‘Transplantation Proceeding’지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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