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에 치 떠는 형(의사)에게 말 못하는 동생(동아제약)”
“배신감에 치 떠는 형(의사)에게 말 못하는 동생(동아제약)”
  • 김치중 기자
  • 승인 2013.11.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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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산하 학회 등에 동아제약 관계단절 이행 촉구
·동아제약, 전문의약품 매출 급감 불구 일체대응 없이 침묵

이번 달 1~3일 열린 대한안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약업계 1위인 동아제약 부스가 눈에 띄지 않았다. 안과 개원의들이 주축이 돼 학회에 동아제약 홍보부스 철수를 요청했기 때문. 이에 학회는 기 입금된 600만원을 동아제약에 반납하고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

올 9월말 법원이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으로 기소된 의사 18명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린 후 동아제약에 대한 의사들의 집단반발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유죄판결 후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의학회, 전문과목학회, 개원의협의회, 전공의협의회, 공보의협의회 등 산하단체들에‘리베이트 쌍벌제로부터 회원을 보호하기 위한 지침’공문을 발송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사협회)는 최근 이들 단체들에게 ▲동아제약과의 관계단절 권고조치 안내문 발송 이후 조치사항 ▲홈페이지, 학회지 등에 동아제약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협회에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의사협회는 동아제약과의 학술·사회적 관계를 단절할 것임을 선언한 상태다.

송형곤 의사협회 대변인은 “동아제약은 법정에서 의사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회원들을 위해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동아제약과의 관계개선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동아제약은 자신들의 주거래처인 대형병원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득해 동영상 촬영 등에 임한 의사들의 밥줄을 끊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들의 집단반발로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는 동아제약은“항소를 한 상태이기에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할 뿐 공식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위점막보호제 스티렌, 발기부전 치료신약 자이데나 등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지만 정면 대응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에서는“형이라 할 수 있는 의사들과 동생이라 할 수 있는 동아제약이 부모(법원)에게 혼이 났는데 형은 동생이 고자질을 한 것으로 생각해 동생과 인연을 끊었지만 동생은 형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동아제약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동아제약은 올 신약개발 등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 내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것. 의사협회와 마찬가지로 동아제약에서도 사태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약협회 등 도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중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동아제약과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사협회의 한판승부는 동아제약이 링에 오르기 전 수건을 던져 긴장감은 떨어졌지만 동아제약이 링 밖에서 항소를 제기, 불씨는 아직도 살아 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라는 점에서 의사협회나 동아제약 공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제약업체 1위 기업이 의사들과 관련한 업무를 1명에게 전담시켰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 리베이트가 아니라는 직원의 말만 듣고 동영상 촬영에 임했다는 의사들의 말을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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