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집맛집] 누구나 갓 지은 밥으로 든든하게···‘일미식당’
[싼집맛집] 누구나 갓 지은 밥으로 든든하게···‘일미식당’
  • 주혜진 기자
  • 승인 2013.11.14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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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음식이 맛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입맛 살리는 음식에 건강정보까지 알차게 담은 주혜진 기자의 ‘싼집맛집’이 독자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한국인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으로 산다. 한 끼만 걸러도, 외국에 오래 나가 있어도 가장 절실하게 생각나는 것은 따뜻하게 갓 지은 밥한 그릇이다.

갈수록 더욱 자극적이고 색다른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열을 올리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에 충실한 식당도 있다. 종로구 낙원상가 지하시장에 위치한 ‘일미식당’이 그렇다.

매일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집 밥을 먹은 듯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면 일미식당이 제격이다. 이미 ‘착한 밥집’으로 널리 알려진 일미식당은 6개 남짓 테이블이 있는 작고 허름한 청국장 전문 백반집이지만 일본관광객들까지 선호하는 그야말로 맛집이다.


점심식사 시간이 약간 지나 일미식당을 찾았다. 도착했을 때는 먼저 온 손님들이 식당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식당 밖에 붙어 있는 차림표를 보니 청국장 7000원, 된장찌개 7000원, 김치찌개 7000원, 오징어볶음·제육볶음 2인분 1만6000원, 더덕구이·해물파전 1만원이었다.

이 식당에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단연 청국장. 손님들은 당연한 듯이 청국장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김, 깻잎장아찌, 고등어조림, 감자조림 등 6가지 반찬과 갓 지어 윤기가 잘잘 흐르는 밥 한공기가 함께 나왔다.

담백하고 고소한 청국장은 그 특유의 냄새가 적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고 밥은 소문대로 씹을수록 달았다. 매일 새롭게 만들어 내놓는다는 반찬도 깔끔한 맛을 냈다.

이날 식당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여기 밥 한공기 더 주세요”. 김치를 얹어먹고 김에 싸먹고…. 정신없이 먹다보면 밥 한공기는 뚝딱이다. 이 식당 밥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의외로 그 비결은 거창하지 않았다. 국산 쌀을 깨끗이 씻고 충분히 불려 밥을 짓는다는 것이다. 식당에 밥통은 4개뿐인데 1통에 12공기 분량의 밥이 나온다고 한다. 원래 지을 수 있는 양의 절반 수준이다. 한꺼번에 밥을 짓지 않는 이유는 밥이 눌려 제 맛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까지 손님이 줄을 서는 이 식당은 고생스럽더라도 밥맛을 위해 이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었다.

누구나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곳. 밥이 떨어지면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손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기다릴만 하네”라고.

<음식과 건강> 발효식품계의 甲, 청국장 효능은 무엇일까?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리는 콩은 영양분이 풍부하다. 이 콩을 삶아 2~3일 정도 따뜻하게 보온해 발효시키면 청국장이 된다. 콩을 발효하면 몸에 좋은 ‘납두균’이 생기는데 납두균의 작용으로 소화율이 높아지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또 납두균은 장 속 노폐물을 제거해 독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청국장을 먹으면 장이 편안해지고 변비예방에 효과적이다. 청국장은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청국장은 항암효과부터 당뇨, 뇌졸중 예방 등에 좋은 식품이다. 게다가 비타민B도 풍부해 간장해독기능도 탁월하다. 청국장에 1g당 10억개의 유산균이 있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돼 온라인상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청국장은 주로 찌개로 요리해 먹는데 청국장을 오래 끓이면 영양분이 파괴되기 때문에 두부, 호박 등 재료를 먼저 익히고 마지막에 청국장을 풀어 살짝 끓여 먹는 것이 영양분을 최대한 살리는 방법이다.

청국장을 잘 먹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오은경 요리연구가는 “청국장에 마늘, 파, 연겨자, 맛술을 약간 넣어 버무린 후 달걀반죽에 섞어 달걀말이를 하면 어린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청국장가루, 생청국장 등 다양한 형태로 시중에 팔고 있고 식품건조기를 이용해 가정 내에서 직접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손쉽게 청국장을 즐길 수 있다. 청국장, 냄새는 좀 나도 이정도 효능이라면 인내할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시절, 따뜻한 밥을 먹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였다. (도움말=오은경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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