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궁금해지는 ‘우루사 전담팀’의 제품육성책
[시시비비] 궁금해지는 ‘우루사 전담팀’의 제품육성책
  • 김치중 기자
  • 승인 2013.11.15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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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중재위원회에 다녀왔다. 그 유명한 대웅제약의 ‘우루사’ 덕분이다. 기자가 쓴 ‘우루사 효능논란 일파만파’기사에 대해 언론조정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본지에 기사가 게재된 10월 17일 당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지만 담당기자나 신문사에는 전화 한통 없었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날아온 통지문을 통해 대웅제약이 조정신청한 것을 알게 됐다.

과정은 그렇다 치고 언론중재위원회 조정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차두리가 온 국민을 상대로 “간 때문이야~”를 외쳤던 우루사연질캡슐(UDCA 50mg)은 간기능장애가 없는 사람은 복용할 필요가 없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나도 술 마시기전에 우루사를 먹었는데 소용이 없는 건가. 대웅제약, 그게 정말 사실입니까?” 언론중재위원이 질문하자 대웅제약 관계자는 “네”라는 한마디로 시인했다. 물론 대웅제약 관계자들은 TV광고 등에서 간기능장애에 의한 피로회복 등에 복용토록 명시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우루사가 간기능장애가 있는 이들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광고의 궁극적 목표는 어떤 개인·집단의 주장이나 상품지식을 정확히 알리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상품광고는 소비자의 구매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진행한다. 기업들은 소비자가 어느 정도 광고에 접했는지(접촉효과), 고객의 마음에 어느 정도 인상을 심어줬는지(심리효과), 구매행동을 실제로 일으켰는지(구매행동효과) 등으로 광고효과를 측정한다.

우루사의 경우 접촉·심리·구매행동효과에 있어 100%가 넘는 광고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우루사가 간기능장애가 있는 이들에게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은 본의(?)아니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

해질 무렵 거리로 쏟아져 나온 넥타이부대들은 우루사를 박카스와 함께 복용하고 회식전투에 임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간을 보호하기 위해 다시 우루사를 찾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간기능장애 때문에 우루사를 복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박 난 광고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대웅제약도 곤혹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차두리를 다시 등장시켜 “간기능장애가 있는 분들만 우루사 연질캡슐을 복용하세요”라고 광고할 수도 없고. 더 곤혹스러운 것은 국민들이다. 피로도 풀고 간에도 좋다고 여겼던 우루사에 대한 배신감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등으로 유명한 패션그룹 형지가 협력업체에 반품의류 처리비용을 모두 부담시키고 의료상품권을 강매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올 4월 공정거래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은 형지그룹 회장은 이제 대표적인 불공정기업인으로 새로 태어났다. 대웅제약이 우루사를 집중육성하기 위해 ‘우루사 전담팀’을 만들었다고 한다. 전담팀은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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