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없이 우연히…‘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모든 것
원인 없이 우연히…‘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모든 것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3.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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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 80% 이상이 청소년기 발생
아이 성장 방해하고 정서적으로도 영향
의심증상 숙지하고 조기진단·치료해야
청소년기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원인이 불분명하지만 성장과정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극 치료를 시행하면 척추 만곡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몸의 대들보라 불리는 척추는 신체를 지탱하고 주요 신경들의 관문 역할을 한다. 따라서 평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척추 역시 노화의 영향은 피할 수 없어 나이 들면서 척추가 점점 휘는 등 다양한 퇴행성변화가 찾아온다.

그런데 한창 성장이 왕성할 청소년기에도 척추가 변형될 수도 있다. 바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이는 척추뼈가 C자나 S자로 휘는 질환으로 실제 전체 척추측만증의 약 80~85%가 원인 없이 청소년기에 우연히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비록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척추측만증은 부모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외형적으로 척추뼈의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아이가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른 경우 ▲한쪽 날개 뼈가 더 튀어나온 경우(보통은 오른쪽) ▲한쪽 가슴이 튀어나와 가슴이 짝짝인 경우(대개 왼쪽가슴) ▲허리를 굽혔을 때 한쪽 등이 튀어나와 있는 경우 ▲한쪽 신발이 특히 빨리 닳는 경우 등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려대안암병원 정형외과 양재혁 교수는 “간혹 허리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척추측만증 외에 다른 질환 동반 가능성이 있어 MRI나 CT 등 척추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며 “또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남아보다 여아에서 흔하다고 알려져 여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성장과정을 더욱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소년기 특발척추측만증 신체검사에는 Adams 전방 굽힘검사와 척추측만계를 이용한 몸통 회전각 측정 검사가 있다. Adams 전방 굽힘검사는 환자가 몸을 90도 구부린 상태에서 등의 비대칭돌출을 검사자가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척추측만계를 이용한 검사에서 오른쪽 또는 왼쪽 5도 이상의 비대칭이 확인될 경우 10도 이상의 척추측만의 가능성이 있어 방사선 영상을 이용한 확진검사가 필요하다(사진=고려대안암병원 제공). 

척추측만증이 의심될 때는 빨리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진 않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척추 만곡이 점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재혁 교수는 “만곡은 한 달에 평균 1도씩 진행되며 50도 이상의 만곡은 골격 성숙 후에도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게다가 특발성척추측만증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가슴 부위에서 척추뼈가 우측 방향으로 휘는 흉추 만곡이 많은데 이 경우 소화기관을 압박할 뿐 아니라 폐활량감소에 따른 호흡곤란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치료방법 중 하나인 보조기 착용. 과거에는 보조기 치료효과에 대해 상당한 이견이 있어 왔지만 최근에는 보조기의 착용이 측만증의 진행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사진=고려대안암병원 제공). 

다행히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완료되면 더 이상 심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예측하고 이에 맞는 치료계획을 수립하면 만곡이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치료방법은 만곡의 크기 정도, 형태 및 위치, 환자의 성장 잠재력(연령, 초경상태 등)을 기반으로 한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은 정기관찰보조기를 이용한 보존적치료가 있다.

척추만곡이 20도 미만이거나 성장이 종료된 경우에서 만곡 정도가 50도 미만이면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관찰만 시행한다. 단 골격 성장이 완료된 후에도 측만각의 진행이 발생할 수 있어 최소 1년 이상 경과를 관찰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운동치료를 통해 척추측만증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양재혁 교수는 “특히 운동치료는 경증 척추측만증(25도 미만의 척추 만곡)에서 변형 악화를 예방하고 중증도 척추측만증에서는 보조기 착용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조기 착용의 목적은 척추 만곡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시간 착용으로 인해 척추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외모적문제, 통증, 피로감 호소 등의 단점이 있어 22~23시간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양재혁 교수는 “무엇보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외모에 한창 예민한 청소년들의 자신감을 저하시키고 보조기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외형상 보이는 차이 때문에 또래를 만나기 꺼리는 등 정서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이의 건강한 성장은 물론,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조기 진단해 적극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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