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탐구생활] 無방부제식품?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먹거리 탐구생활] 無방부제식품?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3.11.18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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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부제가 좋지 않다는 소비자인식이 늘면서 ‘합성보존료 무첨가’를 표방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강에 안 좋다는 화학물질을 쓰지 않았다니 반가운 일이지만 보존료를 안 쓰고 어떻게 장시간 유통이 가능한지, 혹시 다른 화학적 대체물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따를 수밖에 없다.

방부제를 넣지 않았는데도 제품이 잘 썩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체들은 합성보존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결론만 얘기할 뿐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인색하다. 특별한 제조기법이나 ‘착한’ 기술력이 적용된 것처럼 얘기하면서 나쁜 성분을 뺐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좋은 제품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있다.

자몽종자 추출물처럼 천연보존료로 분류된 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는 그나마 양반일지 모른다. 하지만 합성보존료를 빼는 대신 ‘산도조절제’나 ‘산화방지제’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얘기는 다를 수 있다.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는 안식향산나트륨이나 소르빈산류 같은 합성보존료 대신 산도조절제나 산화방지제를 사용한 제품이 과연 덜 해롭다고 할 수 있을까?

산도조절제는 본래 식품의 산도(PH)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지만 변질을 막아 보존성을 높여주는 기능도 한다. 산도조절제 중에서도 독성이 높은 염산이나 가성소다 같은 물질은 중화되기 전 새로운 유해물질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 인산염 계열의 산도조절제는 우리 몸에 있는 칼슘을 배출시켜 성장을 저해하고 골다공증을 유발하며 폐암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화방지제도 제품의 색 변화와 지방의 산패를 막는 첨가물로 보존료처럼 식품의 저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유전자 이상이나 발암물질을 만드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참고로 비타민C가 추가원료로 첨가되면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이는 소비자의 건강을 챙기기 위한 영양성분으로서가 아니라 변질을 막기 위한 강력한 산화방지제로 사용됐음을 알 필요가 있다. 농도가 짙은 합성아스코르빈산을 비타민C라는 다른 이름으로 표기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합성보존료 무첨가’ 제품을 첨가물이 없는 정직하고 안전한 제품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특정 첨가물을 빼려면 다른 첨가물을 쓸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은 식품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무첨가 마케팅의 어두운 단면이다.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양한 광고와 마케팅은 바로 이를 위한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하지만 굴지의 대기업들이 비전문가인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서 그저 소비만을 현혹해서야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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