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부작용은 다 나쁠까?
약의 부작용은 다 나쁠까?
  • 정일영 대전 십자약국 약사
  • 승인 2013.11.1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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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어제 제가 이 약을 샀는데요, 무서워서 못 먹겠어요.
약사: 예? 무섭다고요?
환자: 예, 약 설명서에 부작용이 왜 이리 많이 적혀있어요?

약을 사거나 조제약을 받으면서 약에 부작용이 없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약사가 복약지도할 때는 부작용도 함께 설명해줘야 한다. 결론은 부작용이 하나도 없는 약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의 부작용을 다 나쁜 줄 알고 겁내는 사람이 많다. 약의 부작용을 한자로는 ‘副作用’이라고 쓴다. 이때의 ‘副’는 ‘부수입(副收入)’, ‘부업(副業)’, ‘부통령(副統領)’ 등에 쓰이는 한자다. 부작용이란 주된 작용 이외의 덤 같은 작용이다. 부작용을 영어로는 ‘side effect’라 한다. 옆에서 따라다니는 작용이라는 뜻이다.
정일영 대전십자약국 약사
어떤 효과를 보려고 약을 먹었는데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면 그것이 다 약의 부작용이다. 몸에 해로운 부작용도 있지만 부작용이 다 나쁘진 않다. 예건대 밥은 살기 위해 먹는다. 살기위해 기운을 차리려고 밥을 먹었는데 배부르거나 식곤증이 생기는 것 등이 밥의 부작용이다. 밥 먹고 체하거나 배탈이 나기도 하는데 이는 나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방바닥에 흘린 동전을 찾다가 침대 밑에서 귀한 물건을 찾았다거나 교통단속을 하다가 지명수배범을 잡은 것도 일종의 부작용이다.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발견돼 전혀 다르게 사용되는 약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치료제나 고혈압치료제를 연구하다가 발모효과가 발견돼 대머리치료체로 바뀌거나 고혈압·협심증약을 개발하려다 발기부전증 개선효과가 발견돼 발기부전치료제로 바뀐 약도 있다.

또 식욕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발견돼 식욕억제제로 쓰이는 우울증치료제도 있으며 아스피린은 피가 잘 멎지 않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 심장병 예방약으로 쓰인다. 이와 함께 기형아를 만드는 부작용이 있는 진정제가 항암제로 쓰이며 심하게 졸린 항히스타민제가 습관성 없는 수면유도제로 쓰이는 등 도움을 주는 부작용도 많다.

시간이 지나면 약효가 사라지듯 부작용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없어진다. 하지만 평생 몸에 나쁜 영향을 남기는 부작용도 있다. 약을 먹고 속이 아플까봐 염려하는 사람이 많지만 위장장애 말고 다른 이상도 있을 수 있으니 약을 먹고 이상이 생기면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부작용에 대한 설명이 많은 약은 그 부작용 때문에 무서워할 게 아니고 대처방안이 있으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부작용 중에는 일어날 확률이 극히 적은 것도 많다. 물론 새로운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해 약을 먹고 이상이 생기면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 약이 약효를 나타내면서 부작용은 어쩔 수 없이 나타난다. 그렇다고 그것을 무턱대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나쁜 부작용이 있어도 이득이 훨씬 크다면 의약품으로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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