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길에서 마주친 아기고양이…어떻게 구조해야 할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길에서 마주친 아기고양이…어떻게 구조해야 할까?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2.05.1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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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이원국 기자

고양이는 계절성 다발정 동물로 기온의 변화와 일조량에 따라 발정기에 영향을 받는다. 집에서 기르는 반려묘라면 계절이나 시기에 상관없이 1년 내내 발정기가 오기도 한다. 하지만 길고양이라면 일반적으로 일조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발정기에 접어든다. 이에 ᄄᆞ라 매년 5~6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길고양이들의 출산이 늘어나면서 아기고양이가 많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아깽이 대란’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이 시기에는 길에서 마주친 아기고양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데려오는 일도 상당히 많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아기고양이를 구조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기고양이를 발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근에 어미고양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아기고양이가 혼자 있다고 해도 버려진 것이 아니라 어미고양이가 아기고양이를 두고 먹이를 구하러 갔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기고양이가 털이 깨끗하고 눈곱이 없고 코가 분홍색이라면 어미고양이가 돌보는 중일 확률이 높다. 이때 어미고양이가 오기 전까지 잠깐만 돌본다고 아기고양이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 아기고양이에게 사람의 체취가 묻으면 어미고양이가 다시 돌아왔을 때 아기고양이를 더 이상 돌보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아기고양이를 바로 구조하기보다는 장시간 관찰하며 어미고양이가 오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아기고양이가 12시간이 넘게 홀로 방치되어 있다면 대부분은 어미고양이가 돌아오지는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단, 아기고양이에게 사고 흔적이나 상처가 있는 등 건강상태가 위급해 보인다면 오랜 시간 지켜보는 것보다는 빠르게 구조 후 동물병원으로 내원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아기고양이를 구조했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으로 내원해 기본적인 진료를 받고 고양이의 정확한 상태를 살펴봐야 한다. 아직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고양이는 각종 질환에 노출되어 있을 수 있다. 특히 아기고양이에게는 ▲파보바이러스감염 ▲헤르페스바이러스감염 ▲귀진드기감염 ▲곰팡이감염성피부염 ▲원충감염성설사 등과 같은 질환이 많이 나타나는 편이니 이와 관련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기고양이를 구조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일이다. 무작정 아기고양이를 덥석 데려오기보다는 앞서 설명한 방법으로 도움이 필요한 아기고양이인지 잘 확인해 올바르게 구조하길 바란다. 만약 아기고양이를 구조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면 책임감을 느끼고 돌보며 반려묘를 위한 좋은 집사가 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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