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생리통에 골반통까지… 혹 ‘자궁내막증’은 아닐까
심한 생리통에 골반통까지… 혹 ‘자궁내막증’은 아닐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6.20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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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젊은 여성에서 발생률 높아
심한 생리통과 만성골반통 주요 증상
난임 원인될 수도…조기 진단‧치료 중요
여성에게 생리통은 매달 겪는 통증이지만 예전과 달리 변화가 있다면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생리통과 골반통은 자궁내막증의 주요 증상으로 유독 심하거나 매달 반복된다면 조기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자궁내막증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환자는 2017년 11만1214명에서 2021년 17만8383명으로 최근 6년간 60%가량 증가했다. 특히 20~30대에서 발병률 증가세가 뚜렷(2017년 4만2648명→2021년 6만8343명)했으며 지난해 환자 중 30~40대 여성 비율은 71%로 가장 높았다.

이렇게 젊은 여성에서 자궁내막증 발생위험이 높은 것은 ‘생리’가 주 발병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 난관, 장, 방광 등 자궁 이외의 위치에 존재하는 질환으로 생리혈의 역류가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생리 시 자궁내막조직과 생리혈이 자궁이 아닌 곳으로 역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전경철 교수는 “생리혈의 대부분은 질을 통해 배출되지만 일부는 난관을 통해 역류해 복강으로 들어가게 된다”며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는 자연적으로 제거되는데 일부 여성에서는 생리혈이 제거되지 못해 자궁내막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증상은 자궁내막 조직이 어디에 증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단번에 자궁내막증을 의심하긴 쉽지 않다. 하필 가장 흔한 증상이 생리통과 골반통이여서 생리기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때문. 

전경철 교수는 “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생긴 생리통은 그 특징이 있다”며 “생리가 나오기 전에 시작돼 생리기간 내내 통증이 계속되며 대개 아랫배 양쪽에 통증이 온다”고 설명했다.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에 생기면 골반통과 요통을 유발한다. 특히 만성골반통은 이를 겪는 여성의 40~82%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고 보고될 만큼 자궁내막증의 중요한 증상이다. 난소에 내막증이 발생하면 난소기능이 감소해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은 건강한 임신을 방해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 건강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이화정 진료과장은 “증상이 경미하고 크기가 크지 않은 자궁내막증은 자궁내장치를 삽입하거나 호르몬제와 진통제를 적절히 병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며 “난임의 원인이 되거나 자궁내막종 크기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경우, 호전되지 않는 골반통이 등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로 빠른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후에는 재발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 자궁내막증은 첫 수술 후 40~75% 환자가 5~6년 이내에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재발률이 높기로 알려졌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꾸준히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화정 진료과장은 “많은 여성이 생리통을 당연한 증상으로 여기지만 ▲생리통이 없었는데 갑자기 심해지거나 생긴 경우 ▲매달 생리통의 강도가 심해지는 경우 ▲생리 전부터 통증이 시작돼 생리기간 내내 지속된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자궁내막증은 드물지만 예후가 나쁜 난소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치료 후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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