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집맛집] 정(情)가득 담긴 ‘씨레기국밥’
[싼집맛집] 정(情)가득 담긴 ‘씨레기국밥’
  • 주혜진 기자
  • 승인 2013.11.2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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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동 씨레기국밥집, 건강·맛 찾는 직장인으로 인산인해
·시래기, 동맥경화·당뇨예방…배변활동 도와 변비·다이어트에도 효과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에 공감할 것이다. 재정상황이 팍팍해지면 ‘점심값부터 좀 줄여볼까’하는 생각부터 하는 것이 월급쟁이들의 현실이다.

하지만 정신없이 출근하다보면 아침은 거르기 일쑤고 저녁에는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려 마시는 일이 잦은 직장인들에게 그나마 점심은 하루 삼시 세끼 중 든든하게 속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이마저도 얇아진 지갑 때문에 대충 때워야 한다면 이것만큼 슬픈 상황은 없을 것이다.

종로구 연지동에 위치한 간판 없는 ‘씨레기국밥’집은 이 모든 걱정을 해결해줄 수 있는 서울의 몇 안 되는 곳이다. 이 집에서는 3500원에 따뜻한 시래기국밥을 원하는 만큼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여기게 영양까지 고려해 1인당 한 개씩 제공되는 삶은 달걀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 집을 찾기 위해 몇 번이나 길을 헤맸는지 모른다. 종로5가 종로플레이스 건물과 보령빌딩 사이 골목 초입에 ‘24시편의점’간판이 보인다. 편의점 옆 골목으로 쭉 들어가면 노란 현수막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식당은 평일에는 새벽 6시부터 낮 2시까지, 토요일에는 새벽 6시부터 아침 10시까지만 운영하는 진짜 ‘밥집’이다.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보이는 노란 현수막. 현수막 오른편에 식당이 있다.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한 국밥집에는 주변 직장인들로 가득했다. 메뉴는 단 하나, 시래기국밥뿐이다. 손님들은 “여기 두 그릇이요” “네 그릇이요” 각각 인원에 맞게 주문을 하며 자리에 앉는다. 횡성, 제천 등 전국각지에서 공수해오는 국산 시래기와 직접 담근 막장, 멸치육수로만 끓여낸 국밥은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시래기도 식감이 살아있는 부드러운 맛이다. 푸짐하게 가득 담긴 국밥을 한 그릇 다 먹고 나면 배가 두둑이 부르지만 조미료를 넣지 않아서인지 많이 먹어도 속이 편안했다.



무엇보다 이 집에서는 따뜻한 정(情)을 느낄 수 있다. “시래기 좀 더 주세요”라고 외치는 손님에게 처음 퍼준 양보다 더 많은 양을 가득 담아 주고 건장한 젊은 남성들이 앉은 테이블에는 미리 밥과 국을 추가로 한 사발씩 올려놓기도 한다. 손님이 끊이지 않고 들어오는 점심시간이지만 손님들에게 웃으며 “더 안 드세요? 밥이랑 국 더 드세요”라고 권하고 “사람들이 기다려도 급하게 가지 말고 천천히 더 계세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바쁜 시간에는 손님이 직접 돈 내고 거슬러가는 광경도 재밌다.


3500원에 이렇게 행복하고 든든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이 집은 단순히 국밥집을 파는 곳이라기보다 먹는 이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채워주는 사람 냄새나는 식당이다. 서울 한복판에 아직 이런 밥집이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조만간 꼭 다시 찾아 가고 싶다.

겨울철 대표 건강음식 ‘시래기’

무청을 그늘진 곳에 말려 만드는 시래기는 이맘때가 제철이다. 겨울철 별미인 시래기는 영양이 풍부한 건강음식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예전에는 먹지 않던 음식에서 이제는 없어 못 먹는 음식이 됐다.

원래 무보다 무청에 좋은 영양성분이 더 많다고 한다. 식이섬유는 무보다 많고 칼슘은 약 3배정도 높다고 한다. 이런 무청을 질 말려 만든 시래기에는 식이섬유, 칼슘, 철분, 비타민C, 칼륨 등 영양이 풍부해 각종 질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먼저 시래기에는 무엇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데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능이 있고 당흡수를 낮춰 당뇨환자에게도 좋다. 또 장내 노폐물을 제거해 대장게실증, 대장암 등을 예방하고 배변활동을 도와 변비, 다이어트 등에도 도움이 된다.

또 시래기에는 칼슘 함량도 많아 어린이의 골격형성과 여성의 골다공증예방에 효과적이고 철분이 많아 빈혈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시래기는 햇빛에 말리는 과정을 거치며 더욱 건강한 음식이 된다. 이희자 이학박사는 “햇빛에 말리게 되면 비타민D가 굉장히 많이 생긴다”며 “비타민D가 있어야 체내에서 칼슘이 흡수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암환자식단에 활용되면서 암환자 전용 시래기가 상품으로 출시됐다. 지자체에서 ‘시래기축제’가 열릴 만큼 시래기는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 겨울에는 시래기와 함께 더욱 건강해지길 바란다. (도움말=이희자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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