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이 훌쩍 만성축농증, ‘살해세포’ 기능장애가 원인
콧물이 훌쩍 만성축농증, ‘살해세포’ 기능장애가 원인
  • 김성지 기자
  • 승인 2013.11.2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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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을 훌쩍이고 머리가 지끈거려 학업이나 업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만성축농증(만성부비동염)은 왜 수술을 받더라도 자꾸 재발하는 것일까.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장용주 교수와 대학원 의학과 김헌식 교수팀은 바이러스 감염세포나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기능장애가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규명했다.

자연살해세포는 바이러스감염세포나 암세포 등 표적세포를 세포질 과립으로 방출해 바로 죽이거나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무력화시키는 면역세포다. 연구진은 축농증 환자 18명과 건강한 정상인 19명의 혈액에서 말초혈액을 분리한 후 유액상태의 세포 크기, 내부구조, 기능 등을 측정하는 유세포분석을 통해 두 실험군의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비교분석했다.

연구결과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표적세포221’을 투입하자 정상인의 자연살해세포는 24%가 반응한 반면 축농증 환자의 반응률은 10%에 그쳤다.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축농증 환자의 세포질 과립 방출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것이다.

재발성중증 축농증 환자일수록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장애가 심했다. 축농증환자 18명을 재발성중증 8명, 경증 10명으로 나눠 각각에게 자극을 준 결과 재발성중증 축농증환자는 특정 표적세포를 공격하는 IFN-감마와 TNF-알파를 경증환자에 비해 훨씬 적게 만들었다.

김헌식 교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중심으로 한 전신적인 면역반응의 결함이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용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만성축농증 환자들의 치료 경과를 살펴보는 표지자로 활용해 향후 치료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자연살해세포 활성을 증진시키는 약제 개발을 통해 수술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만성축농증 환자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중개연구과제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미국에서 발행하는 의과학 기초연구분야 국제 SCI 학술지인 PLOS ONE 2013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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