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북권역 응급의료의 중심…사명감 갖고 최선 다할 것”
“서울 동북권역 응급의료의 중심…사명감 갖고 최선 다할 것”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2.08.0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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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한성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

· 응급의료센터 확장 개소…지역 응급의료 활력
· 이동동선 분리 등 감염관리시스템 구축 만전

최한성 센터장은 “예전보다 넓고 쾌적해진 공간에 환자,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의료진도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서울 동북권역 응급의료의 중심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중증응급환자들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분초를 다투는 의료의 최전선 ‘응급실’. 중증응급환자 방문 시 병원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만큼 각 진료과를 진두지휘하는 콘트롤타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응급실이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아야만 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응급실 폐쇄는 물론, 감염병전담병원 지정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운영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 

다행히 보건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응급실 운영 재개에 들어간 의료기관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이 가운데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아예 기존과 달라진 모습으로 환자들을 맞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대대적인 확장공사를 마치고 올해 3월 응급의료센터를 새롭게 개소한 것. 예전보다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나날이 체감하고 있다는 최한성 응급의료센터장을 직접 만났다.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응급실이 난초에 부딪혔다. 경희대병원은 어떻게 대응했나.

지난해 12월 응급의료센터 확장공사를 시작해 당시에는 축소 운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는 많은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없었을뿐더러 의료진 및 직원 격리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오미크론 감염자가 크게 늘어난 3월 초에 확장된 응급의료센터를 개소해 예전보다 훨씬 많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었다.

특히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국가 기준의 음압시설을 갖추고 일반환자와 직원, 발열환자(코로나19 의심환자)의 동선을 센터 입구에서부터 분리해 가능한 많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코로나19 전담 중환자실과 입원실을 보유, 확진환자가 빠르게 입원까지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동북권역의 많은 응급환자를 수용함으로써 지역 응급의료에도 보탬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센터가 서울 동북권역 중증응급환자를 지키는 데 중심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응급실은 24시간 운영되는 곳인 만큼 리모델링이 쉽지 않다. 큰 결심을 한 이유는.

사실 동북권역의 환자들이 아플 때 언제든 안심하고 방문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이 몇 개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희대병원이 그중 하나인데 워낙 시설도 오래됐고 규모가 작아 그간 환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 코로나19 시국에는 환자들이 대기하는 경우도 많아져 더는 재정비를 늦추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규모가 크고 좀 더 쾌적한 환경을 갖춘 응급의료센터로 거듭나 지역 응급환자들을 돌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한 진료구역을 3명 이내가 되도록 조성하고 침대 간격을 넓혀 환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보다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 

- 새 응급의료센터는 기존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이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도 궁금하다. 

감염관리와 응급환자의 동선에 아무래도 가장 많은 중점을 뒀다. 내부공간을 총 6개 구역(▲경증 ▲중증 ▲일반 ▲소아 ▲음압격리 ▲치과)으로 세분화해 아예 센터 입구에서부터 이동동선을 다르게 했다. 이에 응급실을 방문한 일반환자들도 감염위험 없이 보다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다. 또 한 진료구역을 3명 이내가 되도록 정비하고 침대 간격을 넓혀 많은 환자가 혼잡함 없이 쾌적하게 진료받을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 역시 이 부분에 높은 만족도를 표한다. 

더불어 현재 서울 동북지역에서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해 소아진료실을 따로 만들고 인력을 보강했다. 현재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거의 유일하게 소아 응급환자를 진료 중이다. 이는 어린 자녀를 둔 지역 내 모든 부모에게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료진 역시 보다 나은 시설에서 근무하게 된 만큼 사기를 충전하고 새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 있어 환자, 보호자들의 불만도 크게 줄었다. 

- 응급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불만들도 있을 것 같다. 오랜 대기시간이 특히 그러한데.  

응급실에 여유가 있어 보이는데도 대기가 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순간 모든 응급실 진료역량이 다른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데 집중되고 있어서다. 모든 질병에 대한 진료원칙은 갑자기 발생한 질병은 신속하게, 서서히 발생한 질병은 서서히 교정하는 것이다. 

응급실은 갑자기 발생한 질병 또는 응급상황에 놓인 중증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해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자 모든 병원의 역량을 집중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해야 하는 곳이다. 따라서 응급실 모든 장비와 인력, 시설은 중증응급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중등도환자나 만성질환자도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환자들은 대기시간도 길고 진료의 진행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이러한 환자 분들의 경험에 의해 응급실에 대한 오해가 비롯되는 것 같다.

-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진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일단 중증질환자가 응급실에 방문하면 환자의 통증 및 손상과 관련해 의심할 수 있는 모든 신체부위의 검사를 빠르게 진행한다. 검사 중에도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수, 산소포화도 등 일명 바이탈사인을 계속 감시하면서 그때그때 확인된 사항에 따라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처치부터 시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상태가 호전돼 입원이나 시술, 수술 등이 필요치 않으면 응급의학과 치료 후 귀가시킨다. 중독, 아나필락시스, 다발성외상 등으로 입원치료나 시술, 수술이 필요한 상태면 응급의학과에서 입원치료를 진행하며 다른 진료과에 도움이 필요하면 해당 진료과에 연락해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한다. 이때도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응급시술이나 수술 직전까지 환자가 가능한 안정화된 상태에서 시술‧수술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환자의 생명을 유지시킨다.

이렇게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방침이 달라지지만 간혹 중증도가 높지 않은 환자나 만성질환자 중에는 빠른 치료와 입원을 위해 응급실을 입원을 위한 대기 공간 또는 간이역처럼 생각해 이용하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차질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도 응급실 역할에 대한 홍보가 앞으로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소아진료실을 따로 만들고 인력을 보강, 동북권역의 소아응급환자 치료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 환자, 보호자들도 오해에서 벗어나 응급실을 올바로 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응급실은 어떤 경우 방문해야 하나. 

응급실은 중증응급환자들이 이용하는 진료공간이다. 하지만 일반 환자와 보호자 입장에서는 어떤 질환이 중증응급질환인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아프거나 어지러움, 의식소실, 경련, 흉통, 극심한 두통, 마비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신속히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료나 입원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응급실을 통해 빨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다른 위중한 환자의 진료를 방해할 수 있고 응급실 진료 우선순위에서도 밀려 결국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행위는 지양해주시길 간곡히 당부한다.

- 폭염이 기승일 때는 열사병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다. 예방법에 대해 일러준다면. 

추위에 노출되면 큰일 난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알고 있어서 어떻게든 대비하려고 한다. 하지만 더위도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 우리 몸이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체온 항상성이 깨지면서 더 이상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더위도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바짝 대비해야 한다. 

가장 치명적인 경우가 열사병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여름 냉방기기를 일정한 온도로 적정시간 사용하면서 시원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단 하루 2~3회, 20~30분은 꼭 환기해야 하며 물을 충분히 마셔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건조함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사용이 여의치 않다면 찬 물수건으로 수시로 몸을 닦아 체온을 낮춰야 한다. 이때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체온을 더 빨리 낮출 수 있다. 단 이러한 조치는 체온을 너무 많이 낮출 수도 있어서 잘 때는 절대 해선 안 되며 심장이나 배 쪽은 피해야 한다.  

어르신들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냉방장치가 없는 실내에서 오후 2~5시대에 낮잠을 자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때는 주무시지 말고 최대한 몸을 시원하게 하고 있는 것이 좋다.

또 땀을 많이 흘리면 보통 물을 많이 마시는데 전해질이 없는 물만 먹으면 열경련, 열피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열피로는 열사병으로도 이행될 수 있어 당뇨병이 없다면 수시로 이온음료도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당뇨환자는 소금물 같은 설탕이 없는 이온음료를 마실 것을 권한다. 
 
- 기피과로 알려졌어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꿈꾸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들을 위해서도 따뜻한 조언 부탁한다.

응급의학과는 모든 중증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기 때문에 우선 상당히 많은 지식과 술기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또 환자를 보는 감(센스)과 순간적인 판단력도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겉으로 보기에 또는 일반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고 호소하는 증상이 위중하지 않아 보이더라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느껴 필요한 다른 검사들을 시행, 꼭꼭 숨어 있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 연계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엄청나게 많은 인력과 장비, 시설들이 투입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조율하고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와 동시에 의료진은 물론 환자, 보호자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특히 매우 빠르게 흘러가는 응급실 환경 속에선 질환 자체에 집중해 사람들과의 소통이 등한시될 수 있다.

하지만 연륜이 쌓여가다 보면 매우 복잡한 진료환경에서도 환자를 사람 자체로 대하게 되고 치료과정에 대해 환자, 보호자와 충분히 상의하면서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 빨리 다다를수록 더 빨리 좋은 의사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경험이 쌓이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애써 큰맘 먹고 시작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길을 덜컥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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