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100%인 줄 알고 드신 고객님…당황하셨죠?
오렌지 100%인 줄 알고 드신 고객님…당황하셨죠?
  • 김종수 기자
  • 승인 2013.11.28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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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음료업계가 비수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렌지주스업계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겨우내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C와 섬유질 섭취에는 오렌지주스가 제격이라는 국민적 인식 때문이다.

오렌지주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오렌지를 끓여 만든 농축액에 물 등을 타 만든 ‘농축환원주스’와 농축과정을 거치지 않고 짜서 만든 ‘착즙주스’다. 농축환원주스는 유통방식에 따라 다시 ‘상온유통주스’와 ‘냉장유통주스’로 구분된다.

냉장유통방식을 채택해 갓 짜낸 듯한 신선함을 부각시키면서 건강음료의 대명사가 된 냉장오렌지주스. 일부 기업이 이 냉장주스를 마치 착즙주스인 양 소비자가 착각하도록 꼼수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과즙100%’를 강조표기한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콜드오렌지’와 ‘트로피카나 오렌지’, 웅진식품 ‘자연은 생으로가득한오렌지100’ (왼쪽부터 순서대로)

본지가 롯데칠성음료,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웅진식품 등 5개 주요 냉장유통오렌지주스업체 6개 제품의 표시사항을 비교·분석한 결과 롯데칠성음료의 ‘델몬트 콜드 오렌지’와 ‘트로피카나 오렌지’, 웅진식품의 ‘자연은 생으로 가득한 오렌지100’이 식품위생법 등 관련법규를 따르고 있지 않아 소비자가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식음료업체가 농수산물가공품 표시법규에 따라 원산지표시를 원재료명과 함께 표시하지만 이들 제품은 원산지항목을 별도로 만들어 원산지란에 ‘오렌지과즙 100%’를 강조해 표기했다.

원산지(12포인트)를 원재료(7포인트)보다 크게 표시할 수 있는 규정을 악용해 원산지와는 무관한 ‘오렌지과즙 100%’를 원산지란에 은근슬쩍 큰 글씨로 끼워 넣은 것. 농축액이나 백설탕, 합성착향료 같은 원재료명은 잘 보이지 않지만 ‘오렌지과즙 100%’만 크게 보여 과즙 이외의 다른 성분은 없는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제품표기가 지저분해질 것 같아 편의상 구분해 표기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웅진식품 관계자도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별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웅진식품의 경우 환원함량 100% 제품과 100%에 못 미치는 제품의 표시방식을 달리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렌지제품에는 별도로 원산지란을 만들어 ‘과즙 100%’를 크게 강조한 것과 달리 100%가 아닌 ‘자연은 생으로 가득한 블루베리’에는 원산지를 원재료명 및 함량항목에 같이 표시한 것이다.

초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 백남희(40) 씨는 “과즙 100%라고 앞뒤에 크게 쓰여 있는 데다 냉장유통방식이라고 해 직접 짜서 만든 제품인 줄 알았다”며 “믿었던 대기업에서 이런 꼼수를 부렸다니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식품위생법 제13조는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오인·혼동시킬 우려가 있는 표시를 금지하고 있다. 본지 취재 후 해당업체 관계자들은 법규에 맞게 표기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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