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화학치료제는 한계, 유전자치료제가 대안입니다”
“이제 화학치료제는 한계, 유전자치료제가 대안입니다”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2.09.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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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방] 유전자치료 선도기업 ‘아이씨엠(ICM)’

질병치료패러다임 전환...일회투여로 완치 목표
‘ICM-203’, 골관절염치료제로 성공가능성 제시

유전자치료벤처기업 아이씨엠(ICM)은 직원의 80%가 연구원으로 구성, 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존 약물치료나 수술이 아닌 대안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면서 특히 최신치료법으로 알려진 유전자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유전자치료는 윤리적·기술적 문제로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등을 통해 화학치료제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질병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질병치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제시하는 유전자치료의 중심에 있는 ICM을 찾아 관련기술과 정보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진짜 유전자치료를 위해 연구하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연구소를 들어서자마자 관계자가 건넨 첫 인사. 연세대학교 안에 자리 잡은 유전자치료벤처기업 ‘아이씨엠(ICM : innovative cure in medicine)’의 열의가 피부로 느껴졌다.

유전자치료의 개념은 ‘선천적으로 특정유전자가 없거나 기능을 하지 못해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정상적인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으로 1960~70년대에 대두됐을 만큼 역사가 길다.

하지만 1999년 임상시험 중 환자가 사망하면서 유전자치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유전자치료산업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안전한 유전자치료를 위한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 Adeno-Associated Virus)’라는 전달체가 크게 주목받게 된다. 

2012년 유럽에서 아데노부속바이러스 유전자치료제인 ‘글리베라’가 첫 번째로 승인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7년 ‘럭스터나’, 2019년 ‘졸겐스마’ 등 AAV 유전자치료제가 출시됐다.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사 중 16개 회사가 AAV분야에 진출했으며 ICM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수준의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왜, 유전자치료인가?”

건강한 사람의 경우 조직이나 세포의 기능적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생리활성인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이 인자의 기능이 소실되면 여러 가지 퇴행성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유전차지료기술은 감퇴된 생리활성인자를 복원시켜 잃어버린 생리활성과 기능적 항상성을 회복시켜준다. 

유전자치료는 반복적 약물투여가 아닌 일회투여를 통한 근본치료라는 점과 치료편의성 측면에서 매우 기대되는 의료기술이다. 이러한 여러 장점들로 인해 ▲혈액질환 ▲근골격질환 ▲중추신경질환 ▲안과질환 등 유전질환은 물론 ▲황반변성 ▲치매 ▲골관절염 등 퇴행성질환에도 치료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대원 대표이사는 “유전자치료제는 다른 의약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지만 임상에 진입하면 오히려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앞으로 ICM은 다양한 퇴행성질환을 대상으로 적응증을 확장하며 급속한 인구고령화 속 퇴행성질환 극복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헬스키퍼’ 역할 유전자 발견, 글로벌 지적재산권 확보

현재 ICM 직원의 약 80%가 연구원으로 구성됐으며 유전자치료제 연구·개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ICM연구소를 총괄 지휘하는 김대원 대표이사는 이미 회사를 설립하기 전인 2007년 세포생물학분야의 세계 최고권위지인 ‘네이처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에 관련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성장성연골세포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포신호전달물질인 ‘NF-κB’ 단백질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Nkx3.2' 단백질의 지속적 작용이 필수적임을 규명한 것. 이후 ICM에서는 퇴행성질환 진행과정에서 생리활성과 밀접한 ‘헬스키퍼(Health Keeper)’ 역할을 하는 유전자 발굴에 성공했다.

연구결과 관절과 망막에서 헬스키퍼기능을 하는 'Nkx3.2' 유전자·단백질의 치료표적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Nkx3.2 유전자를 AAV에 탑재해 퇴행성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에 온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실 유전자치료에 있어 대부분은 그 원인유전자들이 오래전부터 밝혀진 경우가 많아 치료유전자의 용도에 대한 지식재산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하지만 ICM은 'Nkx3.2' 물질 및 의약용도(관절염, 망막질환 치료)로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현재 개발 중인 유전자치료제들에 대한 강력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김대원 대표이사는 “유전자치료제는 다른 의약품 개발에 비해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되지만 임상개발단계에 진입하면 오히려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따라서 신약개발프로젝트의 개발성숙도평가에서 다른 의약품과 기계적으로 동일하게 비교평가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전자치료제의 경우 비록 프로젝트 진행이 초기단계라도 글로벌수준의 개발이 견고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이에 대한 객관적 우수성과 성공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인식 정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Nkx3.2, 근본적 골관절염 치료가능성↑

ICM 관계자는 현재 ICM에서 Nkx3.2를 탑재한 유전자치료제 중 가장 앞선 개발단계에 이른 제품으로 ‘ICM-203’을 꼽았다. 이는 전임상(동물실험)단계에서 손상된 연골재생과 염증억제효능을 입증해 골관절염치료제(DMOAD)로서의 성공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디모드(DMOAD:Disease Modifying Osteoarthritis Drug)골관절염의 증상개선은 물론 관절기능을 향상시켜 관절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을 말하는데 현재 공식적으로 규제당국으로부터 디모드로 허가된 의약품은 없다. 이에 ICM은 현재 호주에서 1/2a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미국 FDA 임상시험 진입을 앞두고 있다.

■퇴행성망막질환, 난청질환치료제까지 확대

현재 망막퇴행을 동반하는 다수의 망막질환은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해 진행을 늦추는 것 외에 효과적인 치료기술이 없다. 또 신생혈관억제제에 반응이 없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개발도 시급한 상황이다.

ICM의 ‘ICM-RD’는 망막색소상피세포(RPE)의 ▲생존력 증진 ▲망막염증 완화 ▲신생혈관 생성 억제 등 활성을 입증했다. 기존약물과는 다른 새로운 기전을 통해 퇴행성망막질환에 치료효과가 기대되는 후보물질로 현재 전임상 효능검증을 위한 다양한 동물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또 난청질환 중 ‘전음성난청’은 외이나 중이에 문제가 생겨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질환으로 수술을 통한 구조물 재건으로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내이의 달팽이관이나 신경문제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감각성난청’은 보청기나 인공와우 착용 외에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김대원 대표이사는 “지금까지는 기존의 합성화합물이 내이까지 도달하는 게 쉽지 않다고 알려졌지만 앞으로 치료유전자를 표적세포에 직접 전달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AAV 유전자치료제 임상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임상연구 대부분(80% 이상)이 임상1상 또는 임상1/2상이다. 국내 바이오벤처는 물론 최근 대기업들도 전략적 투자, 기술이전 등을 통해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원 대표이사는 “앞으로 ICM은 다양한 퇴행성질환을 대상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역량 확충과 퇴행성질환 극복을 위한 혁신신약 개발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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